탄핵심판 결정땐 국론분열 우려
화합메시지로 통합리더십 부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들은 '국민 대통합' 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동안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 '정권 교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탄핵 심판 결정이 인용이든 기각이든 국론 분열이 불가피한 만큼 화합 메시지를 통해 통합 리더십을 부각하고 중도·보수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우전향' 행보가 가장 눈에 띤다. 안 전 대표는 개혁과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호남을 집중 공략해왔지만 최근 행보는 통합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안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탄핵 결과에 따른 국론 분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탄핵 선고 전까지 촛불집회 등 광장의 정치에는 거리를 두고 국민 대통합을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3·1절을 앞두고 여여 대선주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정치지도자회의를 제안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촛불집회 참여를 강하게 주장해 계획을 접었다는 게 캠프측 설명이다. 안 전 대표는 탄핵 심판 전후에 국론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메시지는 최소화하고 정책 행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는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1대1 맞대결을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연정'으로 논란을 겪으면서도 지지율 상승 효과를 거둔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심판 결정 후 '협치와 대연정 '원칙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보수와 진보 세력간 반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진영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 이후에는 국민을 통합하는 능력이 가장 요구될 것"이라며 시대정신이 '통합'으로 옮겨갈 경우 안 지사의 존재감이 급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문 전 대표를 향한 공세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비전과 현재의 리더십으로는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어렵다"며 "탄핵 이후의 숙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는 후보는 나 안희정"이라며 통합 리더십을 부각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적폐 청산' '대청산' 등 기존 기조를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확실한 대청소가 필요하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면서 민주당 내 결속을 다져야한다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김경수 대변인은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사회 대개혁과 함께 국민 통합도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통합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뤄져야하고 무원칙한 통합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캠프 내부에서는 2위 후보인 안 지사가 중도 확장 전략을 펴고 있고, 민심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략 수정을 검토할 가능성도 크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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