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스마트폰' 미래 10년은 스마트카 시대
스마트카 전장시장 규모 연간 13%씩 '고성장'
2035년 자율주행차 비중 75%까지 상승 전망
현대·기아차, 올 '아이오닉 일렉트릭' 선보여
삼성도 '하만' 인수로 1차 솔루션 공급 구상
LG는 계열사별 체계적 개발… 구글과 협력도
통신업계선 '5G 커넥티드카' 기술 실현 주력



■ 2017 리스타트 코리아
미래산업의 총아, 스마트카 시장 뚫는다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과거가 PC 시대, 지금이 스마트폰 시대라면 앞으로 10년은 스마트카 시대다."

지난해 11월 21일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연 첫 번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이 강조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을 두고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웨어러블 기기 등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다음 미래 산업의 중심이 무엇일 지에 대한 갑론을박은 뜨겁다.

이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급부상한 스마트카에 대한 전망은 분야를 막론하고 대단히 긍정적이다. 스마트카용 전장 시장 규모는 연간 13%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42억달러에서 2025년이면 186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2035년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자율주행차의 비중이 75%까지 상승하고, 시장 규모는 2020년 190억달러에서 2035년 11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총출동해 전방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투싼ix 자율주행차'를 데모카 형태로 선보인 이래 자율주행차 기술을 주요 양산차에 확대 적용해오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제네시스 EQ900을 출시하며 자체 첨단 주행지원 기술 브랜드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연구 전문가도 영입했다. 글로벌 업체들과 협업도 강화한다. 이미 LG전자, 인텔 등과 협업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올 초 CES에서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시스코와 전략적 협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계기로 스마트카 시대 1차 솔루션 공급업체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등만 공급중이고 카인포테인먼트나 텔레매틱스 등에서는 생산하는 제품이 없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아직 미미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하만 인수로 사업 영역이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 서비스, 자율주행, 카 오디오 등으로 커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LG화학(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카메라 및 통신 모듈) 등 계열사별 체계적인 제품 개발과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 선두인 구글과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또 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와 쉐보레 볼트(Bolt) EV 전장부품 공급에도 전념하고 있다.

통신 업계에선 SK텔레콤과 BMW코리아의 5G 커넥티드카 'T5'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T5는 BMW 차량에 SK텔레콤의 5G 단말기를 탑재해 커넥티드 기술을 실현한다는 구상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카 기술 경쟁에 합류하기 위해 최근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폭스바겐·화웨이·노키아 등이 세운 5G자동차협회(5GAA)에 정식 회원사로 들어가기도 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KT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협력해 커넥티드카 서비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는 차량에 탑재한 무선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 차량, 서비스센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다양한 안전·편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100% LTE의 국내 통신망과 지도 소스, 고속·대용량 네트워크를 토대로 현지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의 구글을 꿈꾸는 네이버는 지난달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킨 네이버랩스를 통해 국토부가 부여하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았다. 네이버랩스는 이번 임시운행 허가를 바탕으로 앞으로 실제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IT 업체로는 처음으로 내달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참가해 이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완성차 업계와 IT 업계의 경쟁과 협력은 끊이질 않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고, 토요타 역시 MS와 합작회사를 세워 스마트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푸조와 IBM은 프랑스 파리에 커넥티드카 공동개발 센터를 구축했고, 구글은 혼다와 피아트크라이슬러로부터 손짓을 받았고, 이들과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진할 계획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대표는 "2030년 전후로 자율주행차 보급이 본격화하며 자동차 관련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운전이 필요 없는 자동차 이용 방식의 변화는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서비스 등과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산업 지형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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