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이상 첨단 기술회사 결실 염기서열 판독 게노아날리티카 유전체 분야 서비스연구 활발 러시아 전역 1만개 일자리창출 첨단 기술산업 분야 리더 활동
모스크바국립대학 사이언스파크 입주 기업 '게노아날리티카'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 2017 리스타트 코리아 개인 유전체 연구로 수익 창출…100개이상 첨단 기술회사 결실
지난달 20일 러시아 최고 명문 대학인 모스크바국립대학(MSU)이 운영하는 사이언스파크(과학기술산업단지)를 찾았다. 2007년 창업해 이곳에 입주한 '게노아날리티카(Genoanalytica)'는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이다. 모스크바대 교수 두 명과 대학원생 4명이 창업한 이 회사는 초기에는 주로 연구자들의 실험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다가 2009년 러시아 최초로 개인 염기서열을 판독해 특정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나 질병에 걸릴 확률 등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율리아 아크티첼노바 게노아날리티카 대표(CEO)는 "구글이 투자한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업체 '24앤드미'와 비슷한 서비스를 러시아 정서와 상황에 맞게 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전국에 지사를 두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부터 바이오 인포매틱스까지 유전체와 관련한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 사무실 바로 옆에는 대형부터 소형까지 다양한 3D 프린터와 디지털 도면을 설계할 수 있는 시설, 각종 공구 등이 비치된 '청년혁신창의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창의력을 키우고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이 시설엔 지금까지 3500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1992년 설립된 모스크바대 사이언스파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기술산업단지다. 2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모스크바대학의 교수진 9000명과 4만명의 우수한 학생들을 배경에 두고 러시아 벤처기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단지에는 1만2000㎡ 부지에 140여 개 기업이 입주해 25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전체 23개 산업단지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입주기업 중 5곳이 '러시아 100대 혁신기업' 중 50위 권 내에 자리하고 있다.
비탈리 모로조프 청년혁신창의센터장은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300여 개 기업은 러시아 전역에 퍼져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첨단 기술산업 분야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성공의 공식'의 경우 총 3000명이 수료했으며 500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중 100개 이상의 첨단 기술회사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사이언스파크는 대학에서 나온 연구성과와 기술들을 이용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기술을 대학 연구소와 함께 공동 연구할 수 있게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철에 대한 기초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신물질을 생산하는 '피데시스', 지질학 이론을 바탕으로 해저 지형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데코제오피지카', 수학과에서 나온 진동이론을 토대로 경기장에서 흔들림 없는 영상을 촬영하는 장비를 개발한 '모비콤' 등의 기업이 탄생했다.
모로조프 센터장은 "아브게예프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학자이자 두 개의 화학공장을 운영하는 CEO로 연 매출 2억달러를 올리고 있으며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사이언스파크에 세계에 5대밖에 없는 실험장비를 도입했다"며 "러시아 대학 교육이 학자를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이들이 세상에 나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