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다 판매 불구 '적자' 올 투싼 등 SUV로 승부수 현지 SUV 판촉경쟁 불붙어 싼타페 최대 1300달러 할인 성장정체 판매 둔화 영향도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적자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가 올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확대 카드를 꺼냈지만, 현지에서 SUV 할인 판촉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계획이 틀어질 위기에 놓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SUV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보다 613달러(+21.5%) 증가한 평균 3466달러를 기록했다.
혼다 CR-V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보다 약 700달러 증가했고, 토요타 라브4에 대한 할인 규모도 약 1000달러 증가했다. 포드는 일부 미국 서부지역에서 이스케이프를 계약금 없이 36개월간 월 199달러만 내는 리스 상품을 판매 중이고, 쉐보레는 대형 SUV를 72개월 무이자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의 할인 규모 증가 폭은 경쟁 업체보다 더 큰 편이다. 2017 싼타페의 경우 이전모델보다 최대 1300달러가량 많은 할인 판촉을 시행하고 있다.
애초 현대차는 올해 SUV의 공급과 판매를 늘려 악화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미국공장에서 생산 중인 싼타페 공급량을 기존 3만6000대에서 6만5000대로 늘리고 투싼도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쏘나타와 엘란트라의 생산 가동률을 줄이는 초강수를 띄우고, 다른 SUV 제품군의 생산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지 시장에서 SUV 경쟁이 불붙으면서 현대차의 계획도 벽을 만났다.
닛산은 소형 SUV '로그 스포츠' 출시로 북미 내 총 6개 SUV 제품군을 구축했고, 포드는 2020년까지 SUV 제품군을 포드 브랜드 5개와 링컨 브랜드 1개씩 추가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북미 SUV 생산 규모를 5.6% 확대했다. 반면 지난해 이후 미국 시장 전체가 성장 정체기에 진입하면서 승용차뿐 아니라 SUV 판매 증가세도 둔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의 SUV 재고는 지난달 147만797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3만4911대(+19.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