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역 허문 자동차 '커넥티드카' 완성차 업체 넘어 버라이즌 등 통신 부스서도 주연 SKT BMW와 협력 'T5' 전면에 보쉬 운전자 얼굴인식 서비스
● 5G 미래비전 제시한 한국 황창규 KT회장 기조연설 주목 2019년 세계첫 5G 상용화 공언 서비스·상용제품 라인업 공개도
● AI 예상밖 잠잠? "업계 전반 관심은 높지만… 실제 서비스까지 연계 아직"
SK텔레콤은 커넥티드카 'T5'를 전시관에 전면 배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5세대(G) 이동통신,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먹거리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달구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ICT 업체들의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달 27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17에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올해 MWC 현장 곳곳을 수놓은 것은 5G를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다. 자동차가 '스마트폰 이후 기기'로 본격적으로 각광 받기 시작한 모습이다. 마치 모터쇼를 방불케 할 만큼 넓은 전시장을 누비다 보면 스마트폰만큼이나 많이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커넥티드카였다. 자동차 전시는 수년 전만 해도 MWC에 참가한 완성차 업체의 부스에서만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BMW, 포드, 푸조, 벤츠 등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와 완성차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들과의 협력이 확산하면서 버라이즌, AT&T, 텔레포니카 등 통신사 부스에서도 쉽게 커넥티드카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이 커넥티드카 'T5'를 전시관 전면에 내세웠다. SK텔레콤은 BMW, 인텔 등과 협력해 지난해 11월 T5를 선보였으며, 지난달 초에는 시속 170㎞로 주행하는 T5에서 3.68G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중국 화웨이는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 공동전시관 '이노베이션 시티' 내 커넥티드카 체험존을 운영했다. 올해 처음 MWC에 참가한 BMW는 행사장 사이 야외 공간에 자율주행차 2대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는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셉트 카를 선보였다.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신소재 그래핀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역시 관람객 발길을 끌었다.
5G 미래 비전을 적극 제시한 곳은 우리나라다. 황창규 KT 회장은 MWC 기조연설을 통해 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했다. SK텔레콤도 비슷한 시기에 5G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전시장 내 5G 기반의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칩부터 단말기,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5G 상용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과 손잡고 올해 4월부터 5G 고정식 무선통신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퀄컴은 5G를 위한 통신모뎀 스냅드래곤 X50 등을 선보이며 주목받는가 하면, 에릭슨, 보다폰, NTT도코모 등과 5G 시범서비스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4.5G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중국업체들도 올해는 5G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이통사 차이나모바일과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화웨이, ZTE 부스에서도 5G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인공지능(AI)은 조금 더 상용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IBM이 AI 왓슨을 부스의 메인 테마로 내세우는가 하면, LG G6 등 음성인식 기반 AI를 탑재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다. 하지만 아직 실생활에서 어떻게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또 AI 서비스 '알렉사'를 탑재할 것으로 점쳐졌던 화웨이 P10 역시 AI 지원은 차기작을 기약했다.
업계 관계자는 "AI에 대한 업계 전반의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아직 AI를 실제 서비스까지 연계하는 부분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AI에 대한 방향성은 설정했지만, 지금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