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복제약 물량공세에 토종 신약은 설자리 잃어 한미·동국·유유제약 등 전립선비대증·탈모 치료 새 성분 더해 경쟁력 강화
2012년 비아그라와 2015년 시알리스의 특허만료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대거 쏟아진 복제약과 오리지널 제품들 간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릴리가 나눠 갖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값싼 복제약의 물량공세에 무너졌고, 토종 발기부전 치료 신약들도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은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179억원)로 나타났다. 오리지널인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107억원)와 한국릴리의 '시알리스'(99억원)는 2, 3위로 뒤를 이었고,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인 SK케미칼의 '엠빅스S'(72억원)와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59억원)가 각각 4, 6위에 올랐다. 또 시알리스 복제약인 종근당 '센돔'(68억원)이 5위를 차지했고, 한미약품 '구구'(47억원)와 대웅제약 '타오르'(41억원) 등으로 순위가 이어졌다.
특히 상위권에 포진한 제품은 전년대비 30.8% 성장한 센돔을 제외하고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1위 제품인 팔팔도 5.8% 감소했고, 오리지널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복제약 출시 영향으로 각각 10.7%, 52.4%,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인 엠빅스S와 자이데나가 20.1%, 43.4% 매출이 감소했다. 구구도 매출이 55.8% 줄었다.
상위 제품의 이 같은 매출 감소는 제약사 수십곳에서 복제약을 출시하며 다품종 저가경쟁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가격을 최대 67%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초저가 복제약 공세에 큰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약사들은 새로운 성분으로 경쟁력을 더한 복합제를 통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작년 12월 전립선비대증 치료성분(탐스로신)을 추가한 '구구탐스'를 처음 출시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8.5명이 전립선질환을 동반하는 등 두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진약품, 종근당, 일동제약, 동국제약 등도 전립선비대증 관련 복합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과 유유제약 등은 탈모 치료성분(두타스테리드)을 더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경쟁이 치열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복합제의 출시로 향후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