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잇따른 원재료 가격 인상 움직임에 조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극심했던 수주절벽 사태가 올 들어 완화할 조짐이지만 원가인상 부담이 이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페인트 회사인 헴펠은 최근 페인트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리와 아연, 이산화티타늄 등 페인트의 핵심 원료 값이 종류에 따라 30~70% 뛰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페인트 업체 역시 최근 원재료 상승분을 반영해 선박용 페인트 가격을 5% 정도 올렸다. 이마저도 조선소들이 인상 폭을 낮춰달라고 요구해 조정한 비율이다.

통상 선박용 페인트 가격은 배 건조 원가의 3~5%로 비중이 낮다. 하지만 최근 선박 가격은 내려가고, 원재료 가격은 뛰고 있어 조선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실제 1월 첫주 신규건조(신조) 선가지수는 122포인트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후판 역시 철강사들이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포스코는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국제 철강제품 등의 가격이 뛰고 있어 그간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가격을 "바로 잡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했고 내달에도 5만원 정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업계 맏형이 가격 상승을 예고한 만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달 일본 1위 철강업체 신일철주금이 화재로 인해 오는 9월까지 오이타제철소의 가동을 중단해 후판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소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현지 일부 철강사의 조업 중단으로 후판 가격이 2배가량 급등하는 등 원가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주들과 계약 협상을 진행할 때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해 제시하고 있지만 일부 선주사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이 앞으로도 인상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주활동이 위축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자료: 조선업계>
<자료: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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