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교환계약 체결
중국 보복땐 사업차질 불가피

롯데가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기로 확정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경우, 현지 24개 롯데 계열사와 각종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는 2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경북 성주 초전면에 위치한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롯데는 중국 측 반발과 사드 반대세력의 시위를 의식해 이사회 개최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을 일체 함구해왔다. 이날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소유하고 있는 롯데상사의 서울 대치동 사옥 앞에서는 경북 성주·김천·원불교 대책위원회와 사드저지전국행동 활동가들이 모여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통과시킴에 따라 국방부는 빠르면 28일께 롯데와 부지 교환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방부와 롯데는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의 군 용지를 교환하기로 합의, 지난달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 측 반발이 거세 롯데 측 절차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국방부와 롯데의 교환계약이 끝나면 속도를 내, 이르면 5∼7월에 사드 배치가 완료될 수 있다. 국방부는 올해 중 사드를 배치한다는 목표다.

한편 중국 당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경우 현지에서 활동 중인 롯데 계열사와 국내 기업들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이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롯데그룹 계열사 현지법인에 대한 전방위적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또 백화점과 마트 등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소방, 위생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24개 롯데 계열사가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현지 근무 임직원은 2만6000여 명에 이른다. 유통 계열사의 경우 백화점, 마트, 슈퍼를 포함해 약 12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의 중국 내 매장 수는 12개점, 상영관 수는 90여 개에 달한다.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의 생산기지도 중국에 있다. 유통·제과·화학 등 계열사의 중국 매출은 한 해 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다. 선양에서는 롯데월드 선양·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모아 '롯데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여론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다음 달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앞두고 현지 언론과 소비자단체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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