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연임 못할 듯
교보, 경영권 재정비해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자살보험금 관련 문책 징계를 받으면서 사실상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경영권 재정비라는 과제를 안았다.

수년을 끌어온 자살보험금 논란과 관련해 감독당국이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3사의 경영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개최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끝까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대해 경영자 문책 징계를 내렸다. 교보생명은 금감원 제재심이 열리는 당일 미지급 자살보험금 전건에 대해 지급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징계 수위가 다소 낮아져 '주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 생보사 최고경영진의 자리가 크게 위태로워졌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문책경고를 받아 앞으로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사 임원으로 가지 못한다.

김창수 사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됐는데 이번 징계로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 연임은 불가능해졌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연임이 문제가 아니라 CEO 교체까지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삼성의 경우 현재 오너 이슈(이재용 부회장 구속)때문에 인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지만 삼성이나 한화 모두 현 CEO가 임기를 채울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면서 "생보사들은 IFRS17 도입 가이드라인이 상반기 중 나옴에 따라 중장기 자본금 확충 등 중대 과제를 안고 있는데, 징계를 받은 대표이사를 계속 안고 가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 임기가 만료되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주의적 경고에 그치면서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업계는 교보생명이 자살보험금 전건 지급을 결정하면서 7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쓴 것도 신 회장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쓴 것이란 시각이 크다"면서 "만약 신 회장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영권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기업 승계 문제가 수면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들 생보사가 받은 '영업정지'는 정작 기업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는 '경징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문제가 됐던 재해사망보험금 보장 관련 상품을 팔지 못하지만, 이를 제외한 기존 상품 영업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신사업 진출이 제한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영업정지로 인해 앞으로 3년 동안 신사업 진출이 제한되기는 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들 3사가 새롭게 진행할 신사업이 많지 않은 데다 무리한 사업확장도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태료 역시 3억9000만원에서 8억9000만원은 너무 적다는 평가다. 빅3 생보사가 지급하지 않은 자살보험금은 삼성이 1200억원, 한화 900억원, 교보생명이 460억원에 달해 최대치인 8억9000만원을 지급해도 회사에는 별 타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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