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만에 컨트롤타워 부재
사상초유의 비상 상황 맞아
계열사 CEO중심 비상경영
그룹 핵심지도부 사의 표명
'미증유' 상황에 직면할수도
내달 경영쇄신안 발표 검토
TV 등 전자 미래도 불투명
자동차 전장부품·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에도 영향 줄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17일 구속된 뒤 다섯번째 소환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의혹에 대한 막바지 보강수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오른쪽)도 특검에 소환됐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17일 구속된 뒤 다섯번째 소환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의혹에 대한 막바지 보강수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오른쪽)도 특검에 소환됐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르면 3월 초 삼성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 해체 수순에 들어가며, 삼성그룹은 창립 79년 만에 컨트롤타워가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삼성그룹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였던 계열사 간 시너지를 조율할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이어 삼성 미전실의 1, 2인자인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며 삼성그룹 핵심 지도부가 모두 빠지는 미증유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삼성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은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사퇴와 미전실 해체 일정, 준법경영 방안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이르면 3월 첫째 주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가 3월 3일쯤 발표할 것이 유력해진 만큼, 그 직후 삼성도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사표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예고했던 대로 특검 활동이 끝나고 나면 미전실 해체를 포함한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고 최 부회장 등의 거취도 그때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2012년부터 미전실장을 맡아 그룹 총수를 보좌해왔고, 장 사장은 1995년 그룹 비서실 기획홍보팀 임원을 시작으로 대외 업무를 총괄했다. 두 사람은 사실상 오너를 보좌하는 그룹 컨트롤타워의 핵심 중추 역할을 맡아 왔다.

현재 구속 상태인 이 부회장은 물론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특검 또는 검찰의 기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삼성그룹 핵심 구심점이 당분간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스마트폰 시장(판매량 기준, 가트너 집계)에서 8분기 만에 애플에 1위 자리를 뺏겼고, 11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TV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그나마 메모리반도체가 4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중국 등의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수익성 부담을 떠안고 계열사들을 챙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부품과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만 인수가 결정된 상황에서 IT와 가전, 반도체·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자동차 전장사업 시너지 구상은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총수가 아니면 조율하기 어려울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적자를 견디며 투자를 해야 하는 바이오 사업 역시 총수 결단이 필요한 부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부작용도 있지만 삼성그룹을 유기적으로 이끌려면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며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성장시킨 반도체와 같은 유연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당분간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너 부재의 혼란 속에서도 당면한 현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오는 3월 1일자로 단행하고, 반도체 직업병 논란의 해결을 위해 외부 독립기구의 종합진단과 보상 정책을 병행하는 등의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반도체 직업병 보상의 경우 기존 접수시한이 2015년 말까지였지만 지금도 접수를 받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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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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