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관계자 행복 추구' 중심
계열사별 주총통해 정관 변경
"조직내부부터 혁신 의지 반영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촉각"
내·외부 CI변경 가능성도 거론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그룹이 최태원 그룹 회장의 '딥 체인지' 경영철학을 기업 정체성을 규정한 정관에 이식한다. 조직 내부부터 혁신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변화의 속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3월에 열리는 전 계열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10월 개정한 SK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의 내용을 담아 정관 변경에 나선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 24일 열릴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정관변경의 이유로 "SK그룹의 경영철학 및 기업문화를 '이해 관계자 행복' 내용을 중심으로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관에서는 '이해관계자의 가치 증대'와 같은 이윤 창출을 기업의 추구가치로 내세웠다면, 개정하는 정관에는 '이해관계자 간 행복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고'와 같은 행복 추구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도 개정한 SKMS의 내용을 담아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MS란 1979년 처음 제정한 SK만의 경영철학으로, SK그룹은 2008년 마지막 수정을 한 지 8년 만인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13번째 수정안을 내놨다.

최 회장은 SKMS 서문에 "SK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발전시키는 목적과 의의를 명확하게 표현했다"며 "이번 개정을 계기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루자"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딥 체인지'를 회사 정관에 명확히 명시한 만큼, 조직 전반의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체나 법인의 조직·활동을 정하는 근본 규칙인 정관은 일종의 자치 법규로, 등기이사가 이를 위반할 경우 정관에 근거해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지는 등의 강제성이 있다.

SK그룹 내·외부에서는 정관 변경을 시작으로 CI(Corporate Identity) 변경 등의 추가 작업으로 최 회장의 '딥 체인지' 경영철학을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재계는 SK그룹의 이 같은 변신이 지배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고 허완구 ㈜승산 회장 빈소에서 "지분 관계가 없으면서도 SK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계 일부에서는 현재 SK㈜ 지주사 체제에 포함하지 않은 SK케미칼과 SK가스 등의 독립경영을 암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SK그룹 측은 SK라는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자는 의지를 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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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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