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개정 4건 발의
과징금 한도 2억원으로 올리고
사고 은폐·조사 기피해도 제재
범죄행위 포괄적 정의 포함시켜

■긴급진단 전자금융법 10년
(5) 법 개정·끝


전자금융거래법이 제정, 시행된 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미흡한 이용자 보호 규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이같은 필요성을 인정해 국회 일각과 정부에서는 관련 규정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할 때 기존 '열거주의'를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포괄주의'를 채택해야 한다는 부분도 강조한다.

21일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발의된 전자금융거래법 관련 개정안은 총 4건이다.

먼저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의 처벌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30일 정부입법으로 발의했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에 규정된 전자금융 오류 조사·처리 의무 위반행위 등에 대해 과징금 부과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인상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과태료 역시 검사 등 거부·방해 또는 기피의 경우 등에 대해 현행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업무보고서 허위 제출의 경우 등에 대해서는 현행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지정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과징금과 과태료 한도 상향조정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만한 수준이 아니다. 다만 한도 상향 조정을 통해 처벌 수위를 강화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업계에 알리는 한편, 단순 사고 외에도 사고를 은폐하거나 조사 등을 기피할 경우에도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주로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4일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서 '무권한 거래' 개념을 포함시켰다. 무권한 거래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해커가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사기범이 이용자를 속여 보안카드 번호 및 비밀번호 등을 빼내 돈을 훔치는 등 이용자의 의지에 반해 발생한 거래를 말한다. 현재는 전자금융거래법 제 9조에 따라 접근매체의 위변조 등은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는 '이용자 과실'로 분류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이 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권한 거래를 인정해 이용자 보호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이 의원 측은 "사고로부터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전자금융거래법의 도입취지와 달리, 고의 또는 중과실 조항이 확대해석되고 있어 전자금융거래 사고로 인해 이용자에게 발생한 손해가 민사 소송을 통해서도 거의 배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용자의 의지에 반해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이 보다 폭넓게 법률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 개정안의 취지다.

전자금융거래법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열거주의 대신 포괄주의를 채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현행법에서 전자지급수단을 전자자금이체, 직불전자지급수단,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자화폐, 신용카드, 전자채권, 그 밖에 전자적 방법에 따른 지급 수단으로 정의하는 등 '열거식'으로 나열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서 "최근 핀테크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전자지급수단이 등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두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법령으로 열거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의원 또한 이용자 보호 규정과 관련해 전자금융사기의 유형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행법상 금융회사 등의 면책사유인 '이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지만 첨단·고도화한 전자금융거래 사고에 대한 면책사유 및 범위를 법령으로 사전에 규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전자금융 범죄 행위에 대한 열거가 아닌, 포괄적 정의를 법안에 포함시켜 이용자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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