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승진 50대로 세대교체 그룹 정책본부 축소 통한 BU별 독립·책임경영 초점 여성 임원들도 추가 임용
신동빈의 '새로운 롯데'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50대 위주의 내부 인사 승진을 통한 '세대교체'와, 정책본부 축소를 통한 '사업부문(BU)별 독립·책임경영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황각규 사장과 소진세 사장이 경영혁신과 준법경영을 두 축으로 롯데의 경영쇄신을 주도하는 구도를 갖춘 가운데, 계열사별 전문성을 강화한 젊은 인사 등용이 두드러졌다.
황 사장과 소 사장은 각각 경영혁신실장과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아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며 롯데 경영쇄신의 중심에 섰다. 특히 황 사장은 롯데의 새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장을 맡음으로써 이인원 부회장의 뒤를 잇는 롯데의 2인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소 사장은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롯데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적임자로 인정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소 사장은 앞으로도 신 회장을 보좌하며 지속적으로 조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신 회장이 발표했던 경영쇄신안은 정책본부 축소와 4개 BU 신설, 컴플라이언스 강화 등을 통해 구현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3개월간 맥킨지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내외부 인사의 의견을 참고해 이번 조직개편안을 구상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계열사들이 과거와 달리 정책본부 개입 없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책임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신 회장이 오히려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설된 4개 BU의 수장으로 일부 계열사 대표들이 이동하면서 빈자리를 50대 신임 대표들이 다수 채운 점도 눈에 띈다. 21일 새로 임명된 6명의 계열사 대표 중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60)와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60)를 제외하면 모두 50대 '젊은 피'로 수혈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1960년생,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는 1961년생,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대표와 이종훈 주류BG 대표는 1962년생이다. 이들 대부분이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에 올라 그룹 충성도와 전문성도 담보했다.
신임 화학 계열사 대표들은 해외사업장을 책임진 이력이 있어 신 회장이 평소 강조한 '다양한 경력과 해외 경험을 갖춘 최고경영자'에 걸맞다는 평가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롯데케미칼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중 2014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타이탄 대표로 부임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2012∼14년 롯데엠알씨 대표를 맡았으며 최근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그동안 대표가 음료와 주류 사업을 모두 관할했던 것과 달리 음료BG와 주류BG에 각각 대표를 내정함으로써 분야별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음료BG 대표인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은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주류BG 대표인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은 두산주류 시절부터 영업을 담당한 각 분야 베테랑들이다.
롯데홈쇼핑은 상품과 마케팅 전문가인 이완신 롯데백화점 전무가 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 30년간 백화점에서만 근무했으며 롯데백화점의 브랜드 슬로건인 '러블리 라이프'를 전개하고, 2015년 '롯데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하는 등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여성 임원도 추가로 임용됐다.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상무보와 압둘 라티프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장이 그 주인공이다. 진 상무보는 디자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라티프 상무는 콜손을 인수한 뒤, 계속 법인장으로 근무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사업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쇄신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며 "그간 외형확대에 집중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도덕성과 준법경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