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화학·식품부문 9개 계열사 및 단위조직에서는 이사회를 열고 인사를 확정지었다. 유통·호텔 및 기타 사업부문의 임원인사는 각각 22∼23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롯데는 정책본부 조직을 축소 및 재편하고 그룹 준법경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3개월 간 맥킨지 컨설팅 및 내·외부 인사의 의견을 참고해 정책본부를 축소하고, 계열사 책임경영을 지향하며,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을 쇄신안의 주요 골자로 삼았다.
먼저 정책본부는 3월 1일부로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그룹 및 계열사의 준법경영체계를 담당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나뉜다. 기존에 7실, 17팀, 200여 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던 정책본부는 4개 팀(가치경영팀·재무혁신팀·커뮤니케이션팀·HR혁신팀)으로 구성된 '경영혁신실'과 준법경영 및 법무·감사기능을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된다. 총 인원은 기존의 70% 수준인 140여 명으로 줄어든다. 이번에 신설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관련 규칙과 정책을 수립하며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신임 경영혁신실장으로는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다. 황 사장은 롯데케미칼로 입사한 뒤, 1995년부터 그룹에서 신규 사업 및 인수합병(M&A), 해외사업을 담당했다. 2014년부터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졌으며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 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각 사업부문별로 4개의 BU를 신설, 각 부문별 수장을 임명했다. BU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됐다. 앞으로 BU는 관계 계열사들의 공동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외 사업 추진 및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한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단계"라며 "금산분리원칙을 고려해 금융사 등은 BU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임 사회공헌위원장은 대외협력단의 소진세 사장이 맡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룹의 중량감 있는 인사이자 추진력이 강한 소 사장에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 사장은 회장 보좌역으로서 신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BU장은 롯데 주력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들이 맡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화학 BU장을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식품 BU장을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이 맡기로 했다. 유통 BU장과 호텔 및 기타 BU장은 22일, 23일 이사회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허 사장이 화학 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케미칼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해오던 김 신임대표는 2014년 타이탄 대표로 부임해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신임대표로는 이홍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신임대표는 2012년∼14년 현 롯데엠알씨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최근에는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음료BG와 주류BG로 나눠 각각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음료 BG대표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류 BG대표로는 두산주류 시절부터 영업을 담당해왔던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해 직을 맡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상품과 마케팅 전문가인 이완신 롯데백화점 전무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으며, 롯데로지스틱스에서는 박찬복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이 전무로 승진하면서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이밖에 롯데는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상무보와 압둘 라티프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등 여성임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라티프 상무는 콜손 인수 이후 법인장으로 계속 근무하며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개선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쇄신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며 "그간 외형확대에 집중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고 도덕성과 준법경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