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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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1년 남았다. 1988 서울 하계올림픽을 치룬지 30년 만에 10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참여하는 전세계 스포츠 향연이다. 우리나라는 메달 수 기준으로 1988 서울 하계올림픽 4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13위, 2016 리우 하계올림픽 8위를 기록해 스포츠선수의 경기력은 상위권이고 황영조, 김연아, 이상화 등 올림픽 영웅들이 탄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4위를 목표로 정했으며 선수, 감독, 코치 등이 뜨거운 여름에도 밤낮없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은 단순히 세계 스포츠인들의 운동경기 행사만이 아니란 것을 그동안의 개최 국가와 도시들이 입증해 주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경기장 건설과 도로, 교통, 숙박 등 인프라를 고도화시키며, 자원봉사와 지원활동을 통해 공동체 국민의식을 한 단계 높이고, 국가와 인종을 초월해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자국의 산업상품과 독특한 문화예술을 소개해 무역, 관광, 홍보 등 경제사회적으로 막대한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운동경기와 시설장비에 초정밀 기록측정, 빅데이터 분석, 360도 영상처리, 3D 방송중계, 가상현실 등을 적용시켜 신기술 사업화의 경연장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그러면, 우리나라 스포츠산업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매우 열악한 현실이다. 2016년 10월 기준 스포츠용품의 수출은 1.1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4%로 감소했으며, 수입은 수출보다 무려 11배 이상 많은 12.4억 달러이고 8.4%나 증가했다. 문제는 과거 20년간 스포츠 용품의 무역수지 패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엄청난 적자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스포츠산업체의 94.3%는 종사자 수가 9인 이하의 아주 영세한 기업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미미하므로 특별한 육성대책이 요구된다.

스포츠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술수준도 최고 기술보유 국가대비 70.5%이고 4.8년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선도그룹인 유럽,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추격그룹인 중국과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있는 스포츠산업 기술개발사업의 규모는 2016년 141억원에서 2017년 97억원으로 축소됐고, 그나마도 장기 계속사업의 일몰제로 종료되어 2018년 신규과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포츠는 융복합의 꽃이라고 불리울만큼 사람, 운동, 산업의 결합이고 건강, 레저, 오락을 포괄해 스포테인먼트(Sports + Entertainment)라는 합성어까지 만들어졌다. 스포츠용 신발, 옷, 공, 기구, 용품, 설비, 서비스는 제작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공기저항, 탄성탄력, 안전보호, 부상방지, 운동성과, 정보제공 등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필수다. 또한 경기장, 선수, 코치, 관객, 중계, 데이터가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으며,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스포츠의 생동감을 재미있고 실감나게 연출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특성과 글로벌 트렌드는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다.

평창올림픽은 '새로운 지평'을 비전으로 문화, 환경, 평화, 경제, ICT 올림픽을 핵심목표로 '하나된 열정'을 슬로건으로 설정했는데, 개최 국가로서 올림픽 이념과 유산을 승계하는 합리적인 정책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국내 스포츠용품의 만성 무역적자, 열악한 스포츠 산업, 취약한 기술 수준, 저조한 연구개발 투자 등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부터라도 엘리트선수 및 스포츠과학 중심의 정책을 참여스포츠, 생활스포츠, 복지스포츠로 확대해 스포츠산업 기반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올림픽 영웅은 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 산업과 기술에서도 탄생해 경기력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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