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앞줄 왼쪽 세번째)가 20일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용품을 담는 기저귀 가방이 더 예쁘고 쓰기 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진짜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20일 경기도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 이날 열린 6기 졸업식 기념 전시회에서 만난 송혜련 머스타드 씨드 대표는 오가는 참관객들에게 직접 만든 가방을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크고 유아적인 외관의 기존 기저귀 가방과 달리 세련되게 디자인했다"며 "직접 아이를 돌보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보온·보냉 주머니 등도 가방 안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꿈꾸던 창업을 현실로 옮기는 데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2008년부터 패션회사에서 상품기획자(MD)로 일하면서 창업 관련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초기 투자자금이 부족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전환점이 됐다. 송 대표는 "입교해 각종 진도평가를 통과하면 차등적으로 최대 1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해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 개교한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이날 300명의 6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중소기업청이 지원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이 학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기반의 청년사업가 육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입교생은 연간 1억원의 사업화 지원금과 개별 창업 준비공간, 기술창업 교육 등을 지원받는다. 5기까지 1215명이 졸업해 7210억원의 매출과 2681건의 지식재산권, 4999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6기 졸업생들은 이 학교의 지원이 창업에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부족한 부분을 메워 '준비된 벤처기업인'을 양성한다는 이유에서다. 엄세용 WRD 대표는 가상현실과 실제를 합쳐 현실감을 높인 '혼합현실 레이싱 콘텐츠' 제품을 만들어 연간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해 창업에 필요한 기술은 있었지만, 마케팅 같은 전문 분야엔 익숙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해외 업체와 미팅을 하는 등 혼자 사업했다면 어려웠을 마케팅 실무를 익히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남재일 에어워터코리아 대표는 "상수 공급이 없어도 공기 중의 수분을 응축·정수해 식수를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베트남 호찌민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일주일간 연수를 가 해외시장을 살폈다"고 말했다.
정부는 창업을 경제 회복을 위한 돌파구로 보고 관련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졸업식 축사에서 "창업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의 희망"이라면서 "정부는 창업기업에 대한 후속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예산 지원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과감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