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펀드·채권에 투자… 발행 주체·만기유무 등 달라 ETF, 지수 흐름대로 수익률 결정 자산운용사서 발행… 신용 위험 없어 아시아 첫 액티브형 국내 상장 예고 ETN, 증권사 파산시 투자자가 손실 두 상품 원금 보장 안돼… 투자 주의
은행 예금금리가 1%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투자수단 중 하나인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국민들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ETF·ETN 신상품을 개발하고 오는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비슷해 보이는 ETF와 ETN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새로 출시될 상품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ETF와 ETN은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의 가격이나 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얻는 금융투자상품입니다.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주식거래처럼 증권매매계좌를 만들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화, 창구 방문 등을 통해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인덱스형 인기 끌자 액티브형도 출시=ETF는 지수의 흐름대로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입니다.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운용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 맡기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것이 장점입니다.
ETF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피200, 국고채지수, 원자재 현물가격 등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개별종목인 삼성전자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1주당 가격이 190만원에 달해 부담이 되는데요. ETF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호텔신라 등 삼성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1만원대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 투자부담을 줄였습니다.
올해는 아시아 최초로 채권형 액티브 ETF가 국내에 상장될 예정입니다. 채권형 액티브 ETF는 특정 지수에 연동해 수익을 내는 인덱스형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입니다. 금융당국은 액티브 ETF가 도입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주식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채권형부터 상장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자산운용 5곳이 채권형 액티브 ETF 상장을 준비 중이며, 총 규모만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하면 상장규정을 개정해 오는 4월 채권형 액티브 ETF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채권형 액티브 ETF 도입으로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 규모까지 성장 가능할 전망입니다.
◇형님만 못한 아우…신상품·제도개선으로 활성화=ETN도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채권입니다. 저금리 시대에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1월 개설됐습니다.
ETF와 ETN의 가장 가장 큰 차이점은 발행사입니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하고 신탁재산으로 보관해 신용위험이 없는 반면 ETN은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해 해당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아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 자기자본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증권사만 ETN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TN은 기초자산과 상품가격의 등락 폭이 정확하게 일치해 어느 회사의 상품을 골라도 거의 똑같은 성과를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만기가 없는 ETF와 달리 ETN은 1년 이상 20년 이하의 만기가 있습니다.
지난해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 및 신규상장 종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ETN 시장은 상장종목 수와 발행총액만 증가했을 뿐 실질적인 투자자 매출규모는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제 지난해 ETN 시장의 투자자 매출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3조4000억원)의 3%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ETN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는 3월부터 손실제한형 ETN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손실제한형 ETN은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사전에 약정된 최저 상환금액을 지급해 손실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이 손실제한형 ETN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금융당국은 또 ETN시장 활성화를 위해 ETN 발행 및 퇴출조건도 개선했습니다. ETN 발행요건을 기존 자기자본 1조원에서 5000억원으로 낮췄고, 증권·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인가 획득 시 ETN을 발행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발행요건이 하향조정됨에 따라 퇴출요건도 기존 자기자본 5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낮췄습니다.
손실제한형 ETN 도입, 발행·퇴출조건 개선으로 국내 ETN 시장도 발행총액 5조원, 투자자 매출액 3000억원 규모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장은 "국내 ETF·ETN 시장의 투자수요 확충을 위해 보험·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 강화하겠다"며 "발행사와 함께 투자자에 대한 교육 및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ETF와 ETN은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초지수가 떨어지면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발행사의 운용능력이나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에도 손실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반드시 개인의 현재 상황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