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K팝 등 한류 효과
영화 수출 전년보다 82% 껑충
사드배치 싸고 중국 규제 강화
흑자 장기적 지속여부 '불투명'

지난해 우리나라 음향·영상서비스 무역수지가 사상 첫 5억달러를 돌파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수출, K팝 확산 등 한류의 효과가 컸다. 다만 문화계 일각에서는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한한령이 거세지는 등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은행 국제수지의 서비스무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는 5억1030만달러(잠정치·약59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액은 2015년(2억4490만달러)의 2.1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5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국제수지에서 이 항목은 한류 콘텐츠와 매우 밀접하다. 드라마를 비롯한 TV프로그램, 영화, 라디오, 뮤지컬과 관련된 서비스와 음향녹음, 영화 등의 매매를 포함한다. 연예인들의 해외공연 수입도 여기에 들어간다.

음향·영향서비스 수지는 그동안 흑자 규모가 미미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전체 서비스 수지에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지 적자는 운송수지 악화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인 17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류 문화의 해외 진출은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수출 실적은 1억109만달러로 전년 대비 82.1% 늘었다. 중국에서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돌풍을 일으켰고 미국, 중남미에서는 K팝에 대한 인기가 이어졌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최근 펴낸 '2016년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88개국에서 한류 동호회 1652개가 결성돼 회원 5939만명이 활동 중이다. 이는 2015년보다 동호회는 10.6%, 회원은 68%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올해 한류로 인한 음향·영상서비스 흑자의 증가세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외교 갈등 탓에 중국이 한류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을 발표한 이후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에 대해 한류 규제, 식품, 화장품 등 비관세 장벽 강화, 관광객 축소, 롯데 세무조사 등 사드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여파로 분기별 음향·영상서비스 수입액은 지난해 2분기에 2억406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가 3분기 2억820만달러, 4분기 1억9080만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에 의해 무분별하게 강력한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기까지 몰고 올 수준의 심각한 문제로는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사드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한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현 고려대 한류융복합연구소 겸임연구원은 "중국 내 한류가 단기간에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전례를 살펴볼 때 기존의 한류 콘텐츠 인기가 유지되더라도 신규 콘텐츠가 더 등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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