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에게 힘든 것을 꼽으라면 '출퇴근', '상사와의 관계', '고용안정'이 있을 텐데 특히 하루도 안 빼고 부딪치는 것이 '출퇴근'이니 가장 힘든 부분일 것이다.
몇 년 전 버스를 2번 갈아타고 다니다가 승객이 많고 갈아타기도 번거롭고 길도 밀리고 해서 몇 달간 버스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서울 지하철 2호선으로 이동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하철 2호선은 사람이 많아서 출근할 때마다 힘들었고 특히 여름에는 이래서 '지옥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웠다. 2호선보다 더 출근하기 힘든 지하철 노선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버스를 2번 갈아타고 출근했다.
그러던 와중에 집 바로 앞에 지하철 9호선이 곧 개통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깨끗하고 좋은 새 지하철로 출퇴근할 수 있겠다는 기쁨에 개통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9호선은 2호선보다 더 사람이 많았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옥철이었다. 2호선은 9호선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설마 이보다 나빠질 수 있겠어' 라고 예상했던 것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확인된 순간이었다.
지금은 다시 버스를 2번 갈아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버스가 지하철보다 조금 더 쾌적하기 때문에 출근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선거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서민의 고충과 삶의 빡빡함을 알아줄 것으로 생각하는 후보라고 항상 선택하지만 갈수록 가관이고 실망만 커져간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 속담만 되뇌인다. '국민이 대통령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대통령의 덕목이나 자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하면 '소통', '청렴', '행정경험', '능력' 등 단골 단어가 쏟아져 나온다.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면 걸을 때마다 미끄러워 낙상의 위험이 있다. 특히나 신호등의 경우 결빙 때문에 엉금엉금 걸어가야 해서 평상시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아직 청춘인 필자에게도 이러한데 어르신들은 더 힘드신 것은 안 봐도 뻔할 것이다. 겨울에 한해서 횡단보도 신호등을 단 몇 초라도 더 길게 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대한 담론도 휘황찬란한 미래도 아닐 것이다. 큰 부자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 좀 들여다보고 관심 가져 달라는 것, 불편함을 개선해 달라는 것, 살펴봐 달라는 것이 아닐까. 열심히 하면 잘 될 수 있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다는 그런 작은 희망을 느껴보고 싶은 작은 바람일 것이다.
작고 소소한 것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챙겨 줄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어제 보다는 좋은 내일' , '희망을 품은 내일'이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보여줄 수 있어야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힘들고 또 내일은 더 힘들 것이라면 굳이 대통령이 있을 필요도 정치의 존재 이유도 없을 것이다. 나라와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기대, 이런 것이 바로 정치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유승민 등이 대권 주자라고 언론에서 말하고 있다. 대권후보에게 묻는다. "희망을 품은 내일을 만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