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배스' 감행 후 불확실성 해소
주체는 국부펀드·아람코 등 거론
감사보고서 · 매각 가격 변수로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7700억원의 '어닝쇼크'를 냈지만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건은 덩치가 큰 대우건설의 매각 가격과 건설업황이다.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을 지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해외 사업현장의 잠재 손실을 대거 반영해 지난해 4분기 76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은 503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이 빅배스를 감행한 것은 지난 3분기 경영실적 회계감사 보고서에서 지정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음에 따라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사우디 자잔 플랜트 현장에서 4500억원,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에서 11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라 엄격한 기준으로 준공예정원가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의 잠재적 부실을 모두 반영해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연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커 매각 성사 기대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우건설 인수의향을 밝히고 최근 대우건설로부터 브리핑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매각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나 국영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거나, 국영기업 아람코의 자회사인 에쓰오일이 인수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이유는 대우건설이 현지 시장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무리 없이 해냈기 때문이다.

한편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4월께 매각을 앞두고 대우건설에 대한 재무진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까지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적정' 의견 나오면 4월 이후 매각에 속도를 낼 전망된다.

관건은 매각 가격이다. 연 매출 10조원, 시공능력평가 기준 4위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현재 산업은행 보유 지분가치는 1조3330억원인데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하면 적정 인수가는 1조6000억∼1조7000억원에 달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 사업장을 털었기 때문에 올해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노믹스, 국내 대선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황이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우건설 인수는 양측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성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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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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