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여성이 김정남에 대한 살인 행위를 살인 행위가 아닌, '장난'인 줄 알고 실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화교 대상 중문신문인 광화일보와 동방일보는 16일 현지 경찰을 인용해 베트남 국적의 이 여성이 이같이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 용의자는 경찰 진술에서 친구와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다가 동행하고 있던 남성 4명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대상으로 장난을 치자고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4명의 남성은 동행 중인 다른 여성에게는 김정남의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체포된 여성에게는 김정남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라고 지시했다. 체포된 여성은 장난의 대상이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제안한 4명의 남성이 체포되지 않고, 이 여성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이 김정남 살해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다는 물증이나 증언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을 습격한 이들 여성 두 명은 대기 중인 우버 택시를 타고 공항을 벗어났고 다른 남성 4명은 2개조로 나눠 공항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후 6명은 공항 인근 반다르 바루 지역 살락 팅기에 있는 호텔에서 합류했는데 하루가 지난 뒤 남성 4명과 자신과 함께 '장난'을 벌였던 여성이 외출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체포된 이 여성은 이후 동행한 친구를 찾기 위해 15일 오전 공항에 돌아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여성 용의자의 여권상 이름은 도안 티 흐엉으로 1988년 5월 31일 베트남 북부 도시 남딘에서 태어났다. 자신이 베트남 소셜미디어에서 패러디 영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여성이 심문시 답변이 막힘 없이 자신은 김정남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전에 경찰조사에 대비해 답변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아울러 도주한 5명이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공동 모의해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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