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공간서만 이용자간 대결
즉시 원하는 국내정서와 괴리
"토종 AR게임 타산지석 삼아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 이용 중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커피숍에 나타난 포켓몬 '푸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 이용 중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커피숍에 나타난 포켓몬 '푸린'

모바일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유독 빠르게 가라앉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AR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토종 게임사들은 그 이유를 단순 플레이 반복 등 이용자를 지속 붙잡아둘 콘텐츠 부족, 이용자 간 대결의 어려움, 상대적으로 높은 이동통신 데이터 소모량 등을 꼽았다. 토종 게임사들은 이같은 포켓몬 고의 단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앞으로 출시할 게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12일(전국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약 2만명 표본조사) 643만명이 이 기간 동안 포켓몬 고를 한 번 이상 이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그 전 주보다 52만명(7%) 줄어든 것이다. 일간 이용자 수는 출시 첫날인 지난달 24일 291만명에서 같은 달 28일 52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이달 13일엔 336만명까지 줄었다. 불과 보름 사이에 200만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포켓몬 고 잔존 설치자는 지난 11일부터 이틀째 847만명 수준에 머물다 13일 834명으로 줄었다. 잔존 설치자는 게임을 지우지 않은 사용자를 말한다.

포켓몬 고 사용자가 급감하는 것은 단순 플레이를 반복하는 수준에서 추가적 재미를 주지 못해 이용자를 쉽사리 '질리게' 하고 있다는 게 게임 업계 분석이다. 워낙에 다른 나라에 비해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고,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는 속도도 빠른 국내 이용자 성향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AR 게임을 개발 중인 국내 업체 관계자는 "포켓몬 수집과 간단한 육성 과정은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른 국내 이용자를 쉽게 지치게 한다"며 "국내 AR 게임사들은 단순 포획 중심이 아니라 성장과 전투로 포켓몬 과 차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AR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수집한 포켓몬으로 이용자 간 대결을 하려면 '체육관'이 있는 곳까지 이용자가 직접 이동해야 하는 게 포켓몬 고의 맹점"이라며 "국내 이용자는 대결하고 싶을 때 즉시 할 수 있길 원한다. 이것이 안 되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체육관은 이용자가 수집한 포켓몬으로 대결할 수 있는 장소다.

게임 이용에 필요한 데이터 소모량이 많다는 점도 단점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12일 기준, 1인당 1시간 이용 시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은 포켓몬 고가 3.17MB로, 고사양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4.13MB와 큰 차이가 없다. 단순 포획 게임인데도 고사양 역할수행게임(RPG)과 맞먹을 만큼 많은 통신 데이터가 나가는 셈이다.

이 밖에 지방 중소 도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서울 등 대도시와 비교해 포켓몬 출몰 지역이나 '포켓 스톱'(포켓몬을 포획할 때 필요한 '포켓볼' 등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곳) 등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균등한 포켓몬 출현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임의로 바꿀 수 있는 GPS 조작 앱을 이용해 게임을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시스템과 콘텐츠로 해결할 것인가가 후발 게임 업체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엠게임의 '캐치몬', 한빛소프트의 캐주얼 포획 AR 게임(소울캐쳐AR),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AR' 등 10여 종의 토종·외산 AR 게임이 쏟아질 예정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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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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