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긴급좌담회 열어
"공감대 없는 채택은 문제
법 통과 막아야" 한목소리

야당이 2월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 상법·기업법학회장을 역임한 전문가들이 '외국 입법례를 찾기 힘든 희귀한 법안'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우리 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에 실탄을 소진해 투자재원과 일자리가 모두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경연 대회의실에서 '상법개정안의 쟁점과 문제점: 전 상법 학회장들에게 듣는다'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상법개정안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선정 전 상사판례학회장(동국대 법학과 교수)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회계 투명성 제고가 외형적 틀을 갖춘다고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시바는 이사 5인 중 3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잘 정비된 외형에도 지난해 거대한 회계부정사건이 생겼다"며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에게 중요한 것은 독립성보다는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소액 투자자의 이사 선출 영향력을 확대하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면 총회장이 주주 간의 싸움터가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완진 전 상사법학회 20대 회장(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이사회 내부에 당파적 대립이 발생할 수 있고 각 계파의 의견조정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려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선 전 상사법학회 22대 회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집중투표제를 도입으로 이사회가 이질적으로 구성되면 경영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가 광범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종준 전 기업법학회 회장(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모자회사 등 결합기업을 모두 단일 경제적 동일체라고 취급하는 것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모회사가 보유하는 자회사 주식의 장부가액이 모회사 자산액의 20%를 초과하는 등 모회사 재산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경우로 소 제기가 제한된다"며 소송 요건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들어 상법개정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김 교수는 "외국에서 입법례도 찾기 힘든 희귀한 법안을 피적용대상자인 기업의 공감대 없이 채택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현정기자 kongh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