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CNT)의 구조와 물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향후 순도가 99.9% 이상인 탄소나노튜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 펑 딩 그룹리더(UNIST 신소재공학부 특훈교수) 연구팀은 중국 베이징대 징 장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성질을 띠는 탄소나노튜브 벽의 구조적 비대칭성을 조절해 수평형의 반도체 나노튜브를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반도체 탄소나노튜브를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촉매 종류를 바꾸면 다양한 물성의 탄소나노튜브를 구현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로,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을 이룬 흑연판이 길게 튜브처럼 말려 있는 구조의 물질이다. 탄소나노튜브 가운데 단일벽으로 구성된 수평형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 성질을 띠고, 열 전도성과 물리적 강도가 우수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마이크로칩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의 물성은 튜브의 직경과 튜브 벽이 뒤틀려 말린 각도를 뜻하는 '구조적 비대칭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최적화된 비대칭 구조를 찾아 튜브를 대량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촉매의 결정구조가 유사할수록 촉매와 탄소가 안정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에 착안, 반도체 성질을 띠는 탄소나노튜브와 유사한 결정구조를 가진 '탄화텅스텐'을 촉매로 사용해 반도체 성질을 띠는 순도 80∼90% 이상의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용된 탄화텅스텐 촉매는 직경이 작고 반도체 성질이 우수한 탄소나노튜브 형성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으며, 탄소나노튜브 벽면의 비대칭적 구조는 표면이 고르지 않아 탄소 원자가 들어갈 틈새를 만들어 합성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초소형 분말 탄화몰리브덴 촉매를 사용해 도체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데 성공, 촉매 물질을 바꾸면 원하는 물성의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펑 딩 교수는 "탄소나노튜브의 물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연구의 기반이 돼 생산율이 저조했던 탄소나노튜브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화학 결합을 이룰 수 있는 촉매를 찾아 탄소나노튜브의 합성 속도를 최적화할 수 있는 크기로 활용하면 순도 99.9% 이상의 탄소나노튜브를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탄소나노튜브(CNT)의 구조와 물성을 원하는 대로 제어함으로써, 반도체 성질을 띠는 수평형 탄소나노튜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펑 딩 그룹리더(왼쪽)와 샤오 왕 연구위원의 모습.  IBS 제공
탄소나노튜브(CNT)의 구조와 물성을 원하는 대로 제어함으로써, 반도체 성질을 띠는 수평형 탄소나노튜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펑 딩 그룹리더(왼쪽)와 샤오 왕 연구위원의 모습.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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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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