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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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자들은 전국 곳곳을 누빈다. 대통령 선거운동은 선거일 전일까지 23일로 돼 있지만 지금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정 선거운동과 사실상의 선거운동은 어떻게 다른가를 알고 싶다. 어쨌든 대선주자들의 생각과 하는 말은 철저히 따져야한다. '탄핵 기각이면 혁명' '탄핵관철을 위해 촛불을 더 높이'라는 주장도 그렇다. 말꼬리 잡자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는 걸 생각하면 적당히 넘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뽑아놓고 후회하는 건 바보짓이다.

거짓과 괴담과 허튼소리는 유권자가 가려내야한다. 거짓정보는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퍼졌는데 이제는 인터넷과 SNS, 팟캐스트까지 가세하고 있다. 거짓과 괴담이 언론에 등장하면 정치권이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정치권이 퍼뜨리는 거짓정보를 언론이 보도하면 그게 진실처럼 돌고 돌아 사방으로 퍼진다. 광우병 괴담은 물론 2002년 대선 당시 희대의 사기꾼 '김대업의 병풍 거짓말'에서 보듯이 진실은 사라지고 거짓이 진실처럼 포장된다. 국민은 가짜정보의 포로가 되기 십상이다. 언론은 가짜정보를 만들기도 하고 스스로 권력기관이 돼 심판자 역할을 자임하며 사람들을 거리로 뛰어나가게 흥분시킨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상황에 빠져들고 있지 않은가.

대선주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이는 걸 일자리 대책이라고 내놓는 걸 보면 한심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그대로 두면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일자리 타령하면서 기업의 발목을 잡는 법과 규제에 대해서는 왜 말이 없는가. 4차 산업혁명도 외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규제프리존법이나 서비스발전기본법 등등의 수많은 관련법안들을 국회에 묶어놓고 있는 걸 보면 그렇다.

사드배치문제도 다음정권으로 넘기라고 꼼수를 부리기보다 사드배치를 반대한다고 하는 게 차라리 정직하다. 모병제나 군복무 1년 단축도 엄중한 남북대치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 실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주장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돈을 푸는 선심성 복지공약은 실현가능성을 더더욱 따져야한다.

거짓말과 괴담과 도둑질은 이웃사촌이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슬쩍 말을 바꾸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는 건 거짓말이자 도둑질이다. 정치인들이 허튼소리를 하고 언론은 거짓을 부추기는 데 동참하면 우리사회는 집단 최면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대업의 거짓말과 광우병 괴담이 발 불일 수 있었겠는가.

세계는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로 기울고 있다. 북한은 또 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경제는 내리막길로 미끄러지고 있다.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고 희망의 사다리는 부러졌다. 그런데 대선주자들에게는 이런 게 안 보이는 모양이다. 선동과 편 가르기, 미래에 눈감기로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바보야, 문제는 안보와 경제야!'를 외치는 주자는 왜 안 보이는가.

도금시대(Gilded Age)는 마크 트웨인과 찰스 두들리 워너가 쓴 풍자소설의 제목에서 유래한 말이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자본주의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이름난 부호가 등장했지만 정치는 부패했고, 서민들의 삶은 어려웠던 시대를 말한다. 당시는 황금기인 것처럼 보여도 황금기가 아니라 황금처럼 보이도록 번쩍이게 도금한 시대라는 의미다.

밖에서 오는 위협보다 더 무서운 건 우리들 스스로 발전하려는 의지를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비록 황금기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함께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시대를 만들 역사적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대선은 그런 사명을 확인하고 국민을 통합시키는 기회여야 한다. 대선주자라면 경제 불씨 살리고 국민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하는 국가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대선은 인물 좋고 말 잘하는 미인 뽑는 대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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