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상법개정안 통과하면 분할회사 자사주 배정 금지로 인적분할 추가지분 1.5% 필요 금융지주 전환 문제 고려 땐 추가지분 등 전환비용 배 이상 SK는 30% 이상 지분 확보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치권이 2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에 최소 4조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재계 등에 따르면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제외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최소 조건(상장사 20%, 비상장 40% 지분 보유)을 충족하려면 약 4조원 규모의 주식 매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그룹 오너가와 우호지분 등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47%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1.53%(215만2394주)의 지분이 더 필요하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거친 뒤 지주회사를 포함한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해 오는 5월쯤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아직 지주회사 전환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없지만, 재계와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인적분할로 지주회사(가칭 삼성전자 홀딩스)와 사업회사를 나눈 뒤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의 지배권을 가지는 방식을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인적 분할을 할 경우 주주들은 기존 회사의 지분율에 맞춰 신설 법인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 과정에서 현재는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12.8%가 신설 법인에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바뀌면서 기존 회사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31.5%로 늘어난다.
하지만 국회가 이른바 '이재용법'으로 불리는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상황이 바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은 기업의 인적분할 시 지주회사가 보유하게 되는 자사주에 분할회사의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 등까지 고려하면 지주회사 전환에 드는 비용은 배 이상 불어날 수 있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생명(7.55%)인데,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경우 삼성전자의 주식 3% 가량을 처분해 지분율을 5% 밑으로 줄여야 한다.
SK나 LG그룹의 경우 지주회사가 30% 이상의 최대주주 지분을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
SK그룹의 경우 2015년 최태원 회장이 32.9%의 지분을 보유한 SK C&C와 SK㈜를 합병해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고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합병으로 최 회장의 지분율은 23.4%로 낮아졌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은 30%를 넘겼다. SK㈜는 SK텔레콤(25.22%), SK이노베이션(33.40%) 등 계열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LG화학과 LG전자가 각각 인적분할한 뒤 2003년 두 지주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인 ㈜LG를 만들었고, 현재 ㈜LG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48.1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