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가 어수선하다. 미국에서는 취임 이전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칼을 휘두르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멕시코 장벽 설치 행정명령에 이어 지난 달 27일에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내놓았다. 또한 중국과 일본, 독일을 겨냥해 환율 장난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환율이 요동을 치고 있다. 이 바람에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Hyper-Uncertainty)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해운·조선업 등에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식당 등 관련업종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다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2015년부터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53년 성장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으로 본격적인 저성장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이 이어지면 소득도 고용도 시원찮아질 뿐 아니라 금리마저 낮아지면서 있는 돈을 굴리기도 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각 개인들이 더 신경을 쓰면서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노후준비 또는 은퇴설계'이다. 이 와중에 무슨 노후준비 타령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전쟁 중에도 꽃은 피고 아이는 태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무엇보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수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갓 태어난 아이들의 예상수명인 기대수명은 2015년에 82세를 넘어섰다. 한 해에 사망한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연령을 의미하는 최빈(最頻)사망연령은 이미 85세를 넘어 90세를 향하고 있다. 실제로 문상을 가보면 90세 이상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저성장·저금리시대에 90세를 넘어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50대에 은퇴한다면 40년 이상, 60에 은퇴한다고 해도 30년 이상의 은퇴기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다면 30~40년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바로 LED 전략이다. LED는 원래 'Light Emitting Diode', 즉 발광다이오드라고 부르는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LED는 매우 밝을 뿐 아니라 수명이 길면서도 유지비용은 적게 든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수명이 길고 유지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저성장·저금리·고령화시대의 어둠을 밝혀줄 3가지 은퇴설계 전략을 영어 'L, E, D'로 시작하는 단어로 맞췄다.
먼저 'L'은 '롱 워크(Long work)'로부터 가져왔다. 고령화시대인 만큼 어떻게 해서든 오래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는 나이는 53~54세에 불과하다. 자녀들에게만 스펙을 키우라고 할 게 아니라 중장년들도 현역으로 있을 때 자기계발을 통해 인생 이모작, 삼모작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는 남보다 빨리 시작하자는 '얼리 스타트(Early start·빠른 시작)'를 의미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처럼 가능한 한 일찍 돈을 벌기 시작하고 돈을 버는 순간부터 은퇴설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까지 소득을 올리는 맞불작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D'는 '더블 인컴(Double income)'으로 부부가 맞벌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벌이로는 은퇴 설계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맞벌이 비율은 43%로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낮다. 미국이 65%, 독일이 61%, 프랑스가 60% 등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57%에 달한다.
결국 L·E·D는 "인생 이모작을 미리 준비하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한 집에 두 마리나 돼라"는 지침이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쉬운 것은 없다. 하지만 어렵다고 걱정만 하거나 피해갈 수만은 없는 게 우리의 노후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