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건설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 등
계열사 추진사업 잇단 무산·보류
미국 등으로 투자·M&A 선회
SK "현지상황 고려…사드 무관"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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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잇따른 사업 무산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보여온 SK이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따른 한·중 간 외교 갈등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계열사들은 추진하던 중국 사업이 무산되거나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로 투자나 인수·합병(M&A)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BP가 보유한 중국 화학업체인 상하이세코의 지분 50%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스위스 이네오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추진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애초 작년 말까지 합작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정부가 외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사업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지난해 11월에는 SK종합화학이 추진하던 중국 부탄디올 합작 생산법인 설립을 취소했다. SK㈜가 추진 중인 중국 축산업체 '커얼친우업' 지분 인수 협상은 현지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은 2006년 중국 속의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웠고 이후 활발한 현지 사업을 했다.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지난해까지 다양한 중국 고위 인사들을 만났지만, 올해는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다보스포럼과 보아오포럼 등 중국 인사와 접촉할 기회를 잃었다.

SK 측은 연이은 중국 M&A 무산이 현지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일 뿐 사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사드 압박이 표면화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대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인 LG실트론과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고, 이어 도시바가 분사하기로 한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 인수도 추진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지 사업은 잘 운영 중이고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현지 분위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점은 사실인 만큼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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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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