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달 전년 대비 2% 올라 체감 생활물가지수 2.4% ↑ AI 따른 '달걀 파동' 여파 농·축·수산물값 모두 껑충 석유류 가격도 8.4% 뛰면서 교통·공업품 등 줄줄이 급등
서민들의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지수가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 가격이 113% 오르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8.5% 올랐다고 통계청이 1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소비자물가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달걀 파동'으로 농·축·수산물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간 물가 안정세에 기여했던 석유류 가격이 뛰면서 교통·공업제품 물가도 치솟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2%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2%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사정을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4% 오르면서 2012년 2월(2.5%)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달걀 가격 상승 영향이 컸고 도시가스 하락 폭도 축소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AI 여파로 달걀값이 크게 뛰고 농·축·수산물 물가가 함께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달걀 수급난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지난달 달걀값은 1년 전보다 61.9% 치솟았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 먹는 채소, 과일 등의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도 같은 기간 12% 올랐고, 그중에서도 신선채소가 17.8%나 상승했다. 당근은 지난해보다 125.3%, 무는 113.0%나 뛰었다. 배춧값도 78.8% 올랐다.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류도 1년 전보다 8.4%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교통, 공업제품 등 관련 물가도 줄줄이 급등했다. 교통은 3.8% 오르면서 2012년 6월 4.2% 이후 인상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 이하 상승률을 보이던 공업제품은 1.6% 올랐다. 지난해 12월 14.8% 떨어진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달엔 7.4% 하락에 그치면서 오히려 전체 물가를 높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대 중반에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축소로 하향 조정을 거친 후 당분간 1% 후반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또 "지난달 19일 발표한 물가안정대책의 추진상황을 매주 점검하겠다"며 "강세를 보이는 농축산물 등의 경우 설 이후 수급 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