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의무구매량 축소로
작년 850㎿ 전년비 23% 감소
예상치 1.5GW의 절반 '턱걸이'
올 시장규모도 1GW 밑돌듯
지자체별 조례 표준화 시급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지난해 국내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850㎿에 그쳤다.

2015년 처음으로 1GW 시대를 맞았지만, 발전 공기업들의 의무 구매량 축소와 천차만별인 지방자치단체의 규제 등이 수요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의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850㎿로 전년보다 23% 감소했다.

태양광 업계는 애초 지난해 신규 설치량을 1.5GW로 예상했지만, 절반을 겨우 넘긴 셈이다.

불과 1년 만에 분위기가 바뀐 것은 무엇보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큰손인 발전 공기업의 구매가 위축한 영향이 컸다.

신재생에너지 구매 의무가 있는 대형 발전사들은 태양광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난해 상반기 수의계약이 국가계약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그해 하반기부터 거래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게 태양광 업계의 전언이다.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인 규제와 까다로운 행정 절차도 태양광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발전소와 도로와의 간격 등 입지 규제가 시·군·구별로 제각각이고, 인허가 기준도 서로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또 태양광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은 한국전력으로 송전하는데, 사업장마다 수용량이 들쑥날쑥 한 점도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태양광 시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로 설치 가능성 여부를 조사하면 허탕을 치기 일쑤"라며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조례를 표준화하고, 한전의 수용량을 늘려야 수요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 설치량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최대 1GW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화석연료 우선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데다가 중국에서 태양광발전의 건설 수요가 줄어 태양광 산업은 여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국내 신규 수요는 생산용량(모듈 기준 5.8GW)의 17%에 그치고 있어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판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아 시황이 악화할 경우 태양광 산업계가 받는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정책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요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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