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보료 개편안 발표 평가소득 폐지 실제소득 반영 연소득 100만원 이하 최저액 직장인가입자 변동 크지 않아
정부 건보료 개편안 발표
지난 2000년 직장과 지역으로 구분된 건강보험을 통합한 이후 17년 가까이 유지돼 온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 방식은 '송파 세 모녀' 사례와 같이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과중하고 고소득 피부양자는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가 23일 발표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은 서민 부담을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3년간 3단계에 걸쳐 지역가입자의 재산·자동차를 기준으로 하는 보험료는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소득을 따진 보험료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게 주요 골자다.
현행 보험료 부과체계는 실제 경제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세대 구성원의 성별과 나이, 재산, 자동차로 평가하는 경제활동참가율 점수를 적용해 '평가소득'을 추정한다. 이 때문에 2014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동반 자살한 송파 세 모녀의 경우에도 실제로 소득이 전혀 없었지만 평가소득에 따라 약 3만6000원의 보험료가 부과됐다. 여기에 월세로 사는 집에 재산 보험료 1만2000원이 추가돼 월 4만8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했다.
개편안에서는 평가소득 보험료를 폐지해 연간 소득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최저보험료를 부과한다.
또 전세보증금 등에 적용되던 재산 보험료도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보증금 4000만원 이하 무주택 전·월세 거주자의 경우 면제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세 모녀 사례의 경우 최저보험료인 1만3100원만이 부과된다.
최저보험료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소득이 낮거나 전셋집에서 살면서 소형 자동차가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보험료를 내오던 지역 가입자도 혜택을 보게 된다.
일례로 47세 남성과 배우자, 자녀로 구성된 3인 가구의 경우 총수입이 연 1500만원 정도이고 4000만원짜리 전세에 살면서 1600㏄ 이하의 소형차를 가지고 있다면 현행 평가소득 기준으로 부과되는 소득보험료는 6만3000원이다. 여기에 전세 보증금에 대한 재산 보험료 1만2000원과 15년 미만의 모든 자동차에 부과되는 자동차 보험료 4000원을 더해 총 7만9000원의 보험료가 부과됐다. 하지만 개편안에 따르면 각 항목 면제 기준인 전세 보증금 4000만원 이하, 자동차 배기량 1600cc 이하에 해당하는 이 가구는 종합과세소득을 적용한 소득보험료 1만8000원만 내면 된다.
반면 상당한 수준의 소득과 재산이 있으면서 자녀 등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대상자들은 지역 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를 내게 된다. 예를 들어 3400만원의 연금 소득과 7억원의 부동산을 가진 퇴직자의 경우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지만, 개편안에서는 금융소득이나 공적연금, 근로·기타 소득 중 어느 하나라도 4000만원을 넘을 경우 지역 가입자로 전환돼 소득 보험료 9만1000원과 재산 보험료 12만2000원을 더해 21만3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이번 개편안에 따른 보험료 변동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자 소득 등 보수 외로 버는 수익이 연간 34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 이에 따른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한다. 연간 보수 3540만원에 보수 외 소득이 연 6861억원이라면, 그동안 보수 보험료 9만원이 부과됐지만, 개편 이후에는 보수 외 소득 보험료 17만7000원을 더해 월 26만7000원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