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선박 교체 수요 증가
선박건조가격 최저치 하락
LNG 추진선 기술력 앞서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유례없는 수주절벽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 조선업계가 오는 9월 도입되는 선박 관련 규제로 탈출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전방산업인 해운업과 후방인 조선업 시황은 올해도 침체를 예상하지만, 국제유가와 신조 선박 가격 등 대외 변수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 선박 관련 규제에 대응하는 발주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배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싣고 다니는 물에 대한 규제인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이 오는 9월 8일 발효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출항지에서 실은 물이 도착 항구에 버려져 발생하는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선박 평형수 처리설비 설치를 강제화했다. 국제항해를 하는 모든 선박은 2022년까지 관련 설비를 설치해야 해 5년마다 찾아오는 선박 정기검사에 맞춰 오는 9월부터 장착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IMO는 오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 황산화물(SOx) 규제도 강화한다.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은 황산화물 함유 비율이 0.5% 이하인 연료를 써야 한다. 현재 기준은 3.5% 이하다.

규제 강화로 선주사들은 벙커C유의 대체재로 선박용 경유(MGO)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써야 한다. 문제는 MGO의 경우 벙커C유보다 2배가량 비싸 해운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점이다. LNG는 미국발 셰일혁명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는 데다가 원유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아 벙커C유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잇따른 해상 관련 규제 도입으로 15년 이상의 노후 선박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교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연중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선박 건조 가격도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대외 여건이 선박 발주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선박 설계에서 건조까지 통상 2년의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선주사들이 발주를 재개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 조선소가 일본과 중국보다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 앞서 있어 LNG 추진선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서서히 선박 발주 수요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와 해상환경 규제의 강화는 조선업의 시황 흐름에 가장 큰 변화 요인"이라며 "다만 해운업의 장기 불황으로 선주들의 재무상태가 나빠 조선업황의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금융권의 역할이 절대적이며, 이로 인해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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