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에 중징계 요구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검토
국회, 재발방지 법안 발의

교보, 한화, 삼성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가 자살보험금 '일부지급' 결정을 내리자 국회와 시민단체들이 '꼼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손해배상소송 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2012년 9월 6일부터 2014년 9월 4일까지의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1년 1월 26일부터 2012년 9월 5일까지 보험금에 대해서는 자살예방재단에 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이 지급하기로 한 자살보험금은 300억~400억원, 재단 출연금은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전체 자살보험금 1600억원 중 20% 가량 지급하는 셈이다. 앞서 교보생명(1140억원)과 한화생명(1050억원)도 총 자살보험금의 20% 수준인 200억원 정도만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들 빅3 생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살보험금 전체 규모는 36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지급 결정을 한 보험금 규모는 800억원 수준이다.

지급 규모도 문제지만 지급 범위가 금감원의 '징계'를 피하기 위한 생색내기 식 지급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3 생보사들이 보험금 지급 의무를 지키지 않다가 금감원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제 와 일부 지급이나 기금 출연 등을 결정하면서 오히려 보험 가입자를 차별하는 문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빅3 생보사들의 일부 지급 결정을 사기사건으로 규정하고 금감원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대부분 생보사가 늦었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살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는데 대형사인 빅3는 주주 이익만을 위해 지급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예정대로 영업권반납과 영업정지, CEO 해임 등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생보사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할 수 있고, 불매운동도 전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도 자살보험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 지급 전 단계에서 지급할 보험금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 부과를 강제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각각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를 명확히 하는 상법개정안과 보험금 청구 시점부터 보험금 지급 관련 회신이 있을 때까지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김해영 의원은 "자살보험금 사태는 보험금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재해사망보험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다는 설명 없이 일반사망금만 지급한 보험사들의 잘못인데도 소멸시효를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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