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엽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양승엽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양승엽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민간에서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기를 '수 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한의학은 오래되고 낡아빠진 의학이어서 바뀌어야 한다'거나, 혹은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었으니 지금도 그 방식으로 병자를 고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나 의문에 관하여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자 필자는 한의학의 기원과 동의보감의 발간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의학은 불경이나 성경 같은 경전처럼 5000년 전에 이미 완성됐다. 즉, 약 5000년 전에 중국문명을 창조한 선각자이자 천재인 황제 훤원씨는 그의 신하 기백과 함께 한의학(Chinese Medicine)을 창시하고 완성해 개조됐다. 후대의 사람들은 이들의 기록을 모아 '황제내경'이라는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은 '영추경'과 '소문'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인간이 병들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한 방법과 질병 치료에 관한 것들이다. 소문은 비교적 해석이 쉬운 편이다. 하지만 영추경은 그 내용이 불경이나 성경처럼 어려워 일반 의사들이나 대중이 그 이론과 본뜻을 쉽게 알기가 어려웠다.

불경과 성경 같은 경서들은 그 책의 핵심와 본뜻을 알기 위해 수많은 성직자들은 책이 만들어진 수 천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도 원문을 고치지 않고 재해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황제에 의해 완성된 영추경도 5000년 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해석하게 됐고, 오늘날까지도 한의학의 이론과 핵심이 영추경을 벗어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민간에서도 이런 부분을 잘 알아야 한다.

삼국지란 소설에서 화살을 맞아 부상당한 관운장을 치료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화타나 편작 같은 한의사들로 시작해서 13, 14세기 금나라 원나라 시대의 금원사대가에 이르기까지, 한의학계에 수많은 학자가 연이어 일어나 영추경을 해석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영추경의 본뜻과 핵심을 몰라 논설이 분분했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표절하고 다투어 문호(학파)를 세웠다. 그래서 병자를 다스리는 의서는 더욱 많아지게 되었지만 병자를 치료하는 처방과 기술은 점점 모호하게 됐다. 영추경의 본뜻과 서로 어긋나는 것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의학은 문란해지게 됐다.

16세기 초, 조선에서 한의학이 문란해진 이유로 의사가 병자를 치료하다 죽이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선조대왕의 명으로 허준이란 명의가 영추경과 당대의 한의학서적을 모아 다시 정리하고 집대성하여 의학서적인 '동의보감'을 발간하게 됐다. 선생은 마지막인 25권에 '침경', 즉 영추경을 재해석하고 역대 의사들의 이론을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선생께서는 당신이 이 책의 집례편에서 동의(East Medicine)라 이름을 붙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 후, 수 백 년의 세월이 흘러 2009년에는 동의보감이 의학서적으로는 유일하게 세계문화 기록유산으로 지정돼 유네스코(UNESCO)에 등재됐다. 그리고 2013년에는 400년이 됐다고 한국에서 '동의보감 400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열기도 했다. 또 일부 학자들은 동의보감을 영문판으로 번역해 전 세계에 소개했다. 지난 2015년에는 동의보감을 한국정부에서 국보(National Treasure) 319호로 지정하게 됐다.

동의보감, 특히 영추경은 의서가 한문으로 기록돼 있고,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고유의 의미하는 바가 크다. 21세기의 우리들도 어려운 동의보감의 내용을 쉽게 한글로 제대로 해석하고, 바르게 써서 의학의 목표인 인간이 병들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한 방법과 질병 치료에 이용해야 한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동서의학이 서로 먼저 독립적으로 장점을 살려 연구하고 정리한 다음, 인류를 위해서 양쪽이 합쳐진 융합의학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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