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60인치TV 생산포기 상황 65인치로 수요 흡수 대안 속 신규조달업체 확보 쉽지 않아
삼성 QLED TV·LG 슈퍼 UHD TV 공개세계최대 가전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17' 개막을 앞둔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메탈소재와 새로운 퀀텀닷 기술로 화질을 개선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삼성 QLED TV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일본 샤프가 이달부터 삼성전자에 LCD 패널 공급을 끊으면서 TV 업체들 간의 65인치 디스플레이 확보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만 홍하이가 인수한 샤프로부터 올해 40·60·70인치 모델을 중심으로 약 450만대의 TV용 LCD 패널을 조달받을 구상이었지만 이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샤프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LCD 패널 물량을 자사로 돌려 LCD TV 브랜드인 '아쿠오스'의 판매를 확대, 샤프 TV의 부활을 추진한다는 홍하이의 복안이 깔렸기 때문이다. 샤프는 2018년 LCD TV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1000만대로 목표를 잡고 있다.
샤프의 이러한 도발에 삼성전자는 대형 LCD 패널을 중심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우선 보급형인 40인치의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대만 이노룩스에 패널 공급을 타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60인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60인치 LCD 패널의 상당량을 샤프로부터 받아왔는데 정작 샤프가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60인치 LCD TV 생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금 당장 60인치와 70인치 패널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60인치 TV에 대한 수요를 65인치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65인치 TV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크기의 패널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조달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다른 세트 업체 역시 판매량이 늘어날 65인치 TV 생산을 위해 LCD 패널 확보에 혈안이 돼 있어 신규 조달처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삼성전자에 48·55·65·75인치 LCD 패널을 공급해왔지만, 기존 고객사에 공급하는 65인치를 삼성전자로 돌릴 수는 어려운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거래선이 정해진 상태에서 삼성전자에 따로 물량을 빼주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삼성전자에 65인치 패널을 공급하면 다른 TV업체의 65인치 패널 물량이 또 부족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까지 패널을 공급해달라고 손을 벌렸지만, LG디스플레이는 아직 미온적이다. BOE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도 기존 고객사와의 거래 계약 때문에 당장은 삼성전자에 패널 물량을 추가하는 일정을 새로 짜기가 어렵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TV는 대형화하는 추세여서 65인치 LCD의 수요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발 65인치의 공급 대란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65인치 LCD 패널 출하량은 2015년 520만대, 2016년 770만대로 올해는 10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65인치 LCD 패널 수급이 빠듯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 디스플레이의 가격은 이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0, 11, 12월 65인치 LCD TV 패널(UHD, 60㎐, 오픈셀 기준) 평균가격은 각각 360, 370, 375달러라고 IHS마킷은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TV용 패널 공급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물량과 공급 시기와 패널 크기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