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영입 경쟁 나설 듯
제3지대 진영은 회의적 시각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입당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기문 구애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귀국 직후 정치권과의 접촉을 미뤄왔던 반 총장이 PK(부산경남)지역 방문에서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 힘들다. 어느 정당이든 함께할 수 없지 않겠냐"고 말해 창당이 아닌 사실상 기존 정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대선 준비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반 전 총장으로선 자금 뿐만 아니라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처음으로 입당 의사를 밝히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발 빠르게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영입 경쟁에 나선 분위기다. 특히 두 당은 각각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고 신당을 창당하는 등 당을 재정비한 터여서 반 전 총장 영입만 이뤄지면 대선 레이스에 본격 돌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 전 총장과 손을 잡을 정당으로는 바른정당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정계는 보고 있다. '진보적 보수주의'라는 노선으로나 정치적 인맥으로도 바른정당이 가장 반 총장에 가깝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의 업적을 평가절하하면서 같은 당 대선주자들에게 관대한 것은 문 전 대표가 말하는 정의와 거리가 있다"며 반 전 총장을 '엄호'했다.

국민의당 역시 '반 문재인'과 '뉴 DJP(김대중·김종필)'를 고리로 반 전 총장 모셔오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반 전 총장 측이 2년 반 전부터 저희를 접촉했다"며 "약 한 달 전에는 (반 전 총장 측이) '새누리당, 민주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며 뉴 DJP 연합을 희망하더라"고 말하며 반기문 '선점'을 은근히 과시했다. 대선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도 반 전 총장의 입당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짝사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손학규·김종인 등 제3지대 진영은 반 전 총장에 회의적 시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들은 '정치 교체'를 선언한 반 전 총장의 보수 편향성과 모호한 비전에 적지 않은 실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민주당 대표는 "기존 수구세력에 얹혀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우리가 결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직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연대 전 검증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김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정치 교체를 한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나를 왜 자꾸 그 사람과 결부시키느냐, 기분 나쁘게"라고 말해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에 선을 그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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