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17일 정성립(67)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대우조선은 이미 남상태(67)·고재호(62) 전 사장이 경영 비리와 천문학적 액수의 회계사기(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현 사장마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전임 경영진에 이어 현 경영진까지 회계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정 사장이 취임 후 강조했던 '과거와의 단절' 선언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검찰에 따르면 정 사장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다. 정 사장은 2015년 회계연도 결산 과정에서 재무 부서에 영업손실 규모를 1200억원가량 축소하도록 지시 또는 개입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자본잠식률 50%를 초과하면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점을 우려해 현 경영진이 회계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59)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정 사장은 2015년 5월 취임한 뒤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남상태(67·구속기소), 고재호(62·구속기소) 사장 시절 저질러진 회계조작과 각종 경영 비리를 청산하는 행보를 보였다.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전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묻겠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현 경영진마저 회계조작을 이어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대 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역시 부실 감독과 은폐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사장을 조사한 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대우조선의 추가적인 경영 비리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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