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핀(dropin)'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구글 맵 대신 많이 찾는 지도 앱이다. 영어나 한글만 지원하는 구글맵과 달리 한국 건물명이나 장소명을 중국어 간체자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언어소통에 대한 불만을 표한다는데, 앱을 개발한 에스앤비소프트는 중국인 관광 '틈새시장'을 적절하게 공략한 셈이다.
한국 맛집 추천 앱인 '레드테이블'도 인기다. 외국인도 한국에 와서 '로컬(현지인)처럼 먹기' 컨셉으로 관광객의 언어장벽을 없애기 위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맛집 추천하는 앱을 개발했다.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인지 좋아하는 맛집과 인기메뉴를 찾아내고 주문결제시스템까지 기능을 확대했다.
이 두 창업기업의 공통점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용어 외국어 용례사전', 'TOUR API 3.0', 한식재단의 표준 메뉴명과 메뉴 설명 표준 데이터 등 문화데이터를 활용해 앱을 개발한 점이다. 또한 이 두 기업은 서로 협업해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시켜 비용절감 및 서비스 확대 등 본격적인 사업화 및 투자유치 성과까지 얻어냈다.
이처럼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2013년 공공데이터 법이 제정된 이후 이를 활용한 기업체수는 42만 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에서도 문화 분야 공공데이터인 문화데이터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많은 예비 창업자와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창업은 물론 사업간 융합까지, 데이터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데이터 개방과 동시에 추진돼야 할 것이 바로 이들 창업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나아가 사업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기관의 역할이다. 공공기관은 더욱 적극적으로 이제 창업의 지렛대가 돼야 한다.
한국문화정보원의 경우, 2013년부터 문화데이터 활용 경진대회를 통해 문화데이터 활용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1244건이 출품됐고, 활용 기업도 200곳이 넘었다. 이 중 문화데이터를 활용한 우수기업을 선정해 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언론, 벤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15년과 2016년 2년간 매출 382.2억, 고용 47명, 투자유치 5건, B2B고객사 증가라는 성과를 이뤘다. 앞서 말한 레드테이블은 2015년 사업화 지원을 받아 지하철 광고 및 미디어 홍보를 통해 앱 다운로드 수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1억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영국 식당 추천 서비스 기업 '레스다이어리(ResDIARY)'와 계약하는 등 스타트업의 스타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문화데이터의 한 축인 전통문양과 같은 공공저작물을 접목한 가구나 스냅백과 같은 디자인 제품 등 활용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정보원은 공공저작물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정보원은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확인하면서 누구나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최신 디지털 트렌드와 수요를 파악해 데이터의 품질과 활용성을 높이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3D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전국 23개 지방대학박물관과 협업해 생활유물 중심의 3D 프린팅DB를 구축했고, 관람객이 많은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 등 주요 문화시설 공간의 실내외 및 시설물 정보를 서비스하기 위해 3차원 문화공간정보 DB를 구축했다. 지난해 국립전주박물관에 대한 AR, VR 서비스가 가능한 사이버 박물관을 구축했다. 문화데이터는 문화데이터광장(www.culture.go.kr/data) 사이트를,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포털(http://www.kogl.or.kr/)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민간의 새로운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고품질·고수요 데이터 구축 - 플랫폼을 통한 제공·창업 및 사업화 지원에 이르는 데이터 개방 및 활용 체계를 견고하게 엮어내고 실행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자유로운 데이터 활용 환경과 성장 기반은 민간의 아이디어와 장점이 서로 융합한 새로운 시너지 창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