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은 '국민 부동산 나침반'을 경영모토로 삼고 있는 부동산 전문 공공기관이다. 기존에는 감정평가 업무를 주로 수행해 왔으나 지난해 9월 1일 한국감정원법이 시행되면서 조사·통계업무와 부동산 시장관리를 핵심 업무로 삼게 됐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개발에 더욱 매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실거래가, 공시가격, 감정평가 선례, 건축물 신축단가 등 축적된 빅데이터 1억건을 활용해 부동산 가격을 산정하는 '담보시세 자동산정 시스템'을 2015년 11월말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적정가격의 ±95%에 들어오는 비율이 95%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정확성이 향상됐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실거래 사례 등이 없는 지역의 부동산과 특수물건 등에 대한 정확한 시세산정이 어려워 시스템의 정확성과 적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기능 탑재를 추진했고 지난해 6월 카이스트와 '인공지능 감정평가 시스템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뒤 연구에 들어갔다.
담보시세 자동산정 시스템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중 머신러닝이 주로 적용될 전망이다. 머신러닝은 사람이 학습하듯 컴퓨터에 많은 데이터를 입력해 학습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얻게 하는 기술이다. 마치 학생이 연습문제를 반복함으로써 숙련되듯이 이미 완성된 다양한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습득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감정원은 다른 기관과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1969년 창립 이후 47년간 누적된 감정평가선례와 시세자료를 보유 중이며 2006년부터 누적된 약 2500만건의 실거래가 자료와 전국 3100만 필지 토지, 1250만호 공동주택 및 420만호 단독주택 공시 자료를 보유·관리 중으로 이런 부동산 분야의 빅데이터가 담보시세 산정시스템 인공지능이 고도의 정확성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원천이 됐다.
담보시세 자동산정 시스템은 이르면 연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성과 적시성이 향상된 인공지능 기반 담보시세 자동산정 시스템은 부동산 분야에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확한 부동산 정보가 신속하게 제공됨으로써 정부가 효과적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금융기관이 적정한 담보가치를 신속하게 파악하게 됨으로써 대출 리스크를 크게 낮추고 현재 송금·결제에 한정된 핀테크 서비스가 대출 등 여신 분야까지 확산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