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낮춘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만에 0.3%포인트나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가 둔화되겠지만 수출이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외 여건변화를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축된 소비 심리와 '최순실 게이트' 등 정국 혼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미국 신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전망이 더 어두워진 것은 무엇보다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2009년 4월(94.2)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등에 따른 정치 혼란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미국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제 성장을 주도한 건설투자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조, 재정투입 등이 맞물려 건설투자가 호황을 누렸지만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건설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가계는 소득 증가가 미약한 상황에서 1300조원을 돌파한 빚 부담과 채소값을 비롯한 물가 상승 등으로 지갑을 크게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춘 1.8%로 발표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소비 활력도 높아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변수가 국제금융시장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올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16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7%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출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도 유가 상승에 따른 신흥국의 경제 안정과 세계교역 성장률 상승 등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 등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서 연1.25%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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