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이 고공행진을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 고조, 환율 변동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한 의혹을 받으면서 경영 위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경기 침체와 갤럭시노트7 단종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작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한 삼성전자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4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5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파격적인 예측도 내놨다.
이러한 관측에는 올해 반도체 사업이 '슈퍼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013년 1분기 1조700억원에서 2015년 3분기 3조6600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조6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공급과잉 여파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IT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PC, 서버 등에서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반도체 평균계약가격을 PC D램은 30%, 서버용 D램은 25~30%, 모바일 D램은 10~15%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낸 작년 4분기(약 5조원 추정)보다 더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낸드플래시 시황이 좋아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회사 입장에선 이익으로 곧바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다만 후발업체들의 경우 범용 제품임에도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요인이 생겨 궁극적으로 1~5등 업체 모두 돈을 다 벌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측면에서 올해도 호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디스플레이 역시 전망이 밝다. 앞서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은 2016년 1분기 2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딛고 'V자형' 곡선을 그려왔다. 전 세계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98%를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출시하는 애플의 첫 OLED 스마트폰 '아이폰8'에 패널을 전량 공급하는 만큼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상승과 OLED의 호조가 올해도 계속돼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소비자가전 부문도 퀀텀닷(양자점) TV 'QLED', 셰프컬렉션 냉장고, 최신 기술을 탑재한 생활가전 등 제품군의 경쟁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내놓을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갤럭시S8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IM부문까지 가세해 최대 실적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그러나 오는 20일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정책을 이끌 수장 3명을 모두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로 뽑으면서 거세진 통상 압박으로 인한 타격도 예상된다. 더구나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