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고속 성장을 이어오던 수입차 업계가 폭스바겐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 7년 만에 역성장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산하 브랜드가 부진한 사이 '1만대 클럽'에 가입한 신규 브랜드가 대폭 늘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7.6% 감소한 22만5279대다. 연간 수입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과 인증서류 조작 사태로 주력 차종 대부분을 판매 정지당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산하 브랜드의 실적 하락이 직격탄이었다. 2015년 각각 3만대 이상을 팔았던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작년 판매량이 반 토막이 나 1만3000여~1만6000여대로 규모가 줄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작년 수입차 시장은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디젤차의 판매 부진과 일부 모델의 인증취소에 따른 판매중단으로 인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최초로 연간 5만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이 5만6343대로 전년(4만6994대)보다 20% 늘었다. 신형 E-클래스를 중심으로 7개 차종이나 '베스트셀링 톱20'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8년간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켰던 BMW는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노쇠화에 따른 영향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한 4만8459대를 판매했지만, 벤츠의 역주를 잡지는 못했다. 올해 BMW는 신형 5시리즈를 앞세워 다시 명예 회복을 노린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빈자리는 일본과 미국, 영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렉서스와 토요타가 전년보다 각각 33%, 18% 성장하며 수입차 판매 7~8위에 올랐다. 8.3% 성장한 포드는 5위를 유지했고, 랜드로버가 47.8% 증가해 3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이들 브랜드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부진으로 생긴 공백을 모조리 흡수하면서 수입차 연간 판매 1만대 이상을 기록한 브랜드의 숫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5개에서 지난해 렉서스와 랜드로버가 가세해 7개로 늘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감소는 디젤차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2015년 16만7000대 규모였던 국내 수입 디젤차 판매는 지난해 13만대로 21%가 빠졌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9700대에서 1만6000대로 66%, 가솔린차 역시 6만5000대에서 7만6000대로 16% 늘었다.
한편 수입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를 전년보다 1만2000여대 늘어난 23만8000대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