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원장 "실험 시간 더 주는 선에서 연기 검토"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시작이 당장 다음 달로 다가왔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 탓에 장비를 최적화하고 사전 시험할 기간이 부족해 정작 제대로 된 UHD 방송이 될지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본방송 연기를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도 "방송 정합 실험을 위한 시간 정도 선에서 (일정 연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UHD 본방송 일정 연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지난주 방통위에 UHD 본방송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현재 2월로 예정된 본방송 시작을 약 6개월 연기해 9월로 하자고 주장했다. 오는 9월 UHD 본방송을 시작할 예정인 EBS와 일정을 맞추자는 것이다. 지상파 UHD 방송 계획 상 EBS는 신사옥 이전을 이유로 9월 본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기 주장 이유는 방송 정합 실험 기간 부족에 따른 방송사고 우려다.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는 뜻이다. 앞서 방송국 허가에서부터 개국까지 디지털방송(HD)은 14개월, DMB는 9개월 가량이 걸렸다. 반면 지난해 11월 말 허가를 받은 UHD는 약 3개월 반 만에 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사실 제대로 장비를 도입해 설치하는 데만도 3개월은 걸린다"며 "본방송 시작 시점을 6개월 가량 연기하면 그만큼 여유가 생기는 만큼, 원활한 방송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당장 내달에 'UHD 신호를 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테스트 부족과 장비 최적화 미비로 제대로 된 방송이 어려운 만큼,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지상파 UHD 본방송은 기존 유럽식 표준(DVB-T2)이 아닌 새로운 미국식(ATSC 3.0) 표준을 채택했다. 아직 UHD 본방송을 시작한 나라는 세계 한 곳도 없다. 모든 장비가 최초로 개발·도입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기술 문제가 불거진다. 일례로, 화면 지연 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HD방송에서는 송출에서 수신까지 약 0.8초가 걸리는데, UHD는 약 7초가 걸린다. HD와 UHD 간 시차가 6.2초 발생하는 것이다. UHD는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데, 데이터 압축·처리 과정에서 인코더 등 장비에서 지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서 HD방송 도입 당시에도 아날로그 방송과 시차가 있었지만, 1~2초 정도에 그쳤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최적화를 통해 최대한 시차를 줄이고는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년 가량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HD방송 전환 때에도 시차는 존재했다"며 "본방송 전까지 장비 최적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미 도입한 장비조차 개발이 덜된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발주한 UHD 장비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납품돼 장비 기술자가 지금도 손을 보는 중"이라며 "그나마도 4세트 중에 2세트만 납품되는 등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접수 받은 건의서를 검토해 UHD 본방송 개국 일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일정 부분 본방송 연기 가능성도 열어놨다. UHD 본방송은 2월이라고만 예정됐을 뿐, 아직 정확한 개국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5일 새해 업무보고 기자 브리핑에서 "지상파의 (UHD 본방송) 연기 신청에 대해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무조건 2월에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한정 미룰 수는 없는 만큼, 정합성 테스트를 위한 시간 정도 선에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지상파가 건의서에 제시는 했지만,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언제라고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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