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을 모두 들어낸 새해 업무계획을 6일 발표했다.

200쪽 분량의 2017년 문체부 업무계획 보고서와 사전브리핑 참고자료 어디에도 '문화융성'이란 말은 단 한 번도 언급이 없었다. 업무보고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 무게중심이 실렸고, 콘텐츠 사업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콘텐츠 관련 업계는 국가 콘텐츠 사업이 '최순실 게이트'에 휘둘리는 1차 피해에 이어, 문체부에 밴 '최순실 게이트'라는 얼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문체부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및 문화·체육·관광의 생활화 추진'이란 주제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보고했다.

문체부 업무보고 골자는 '평창올림픽의 완벽한 준비와 분위기 조성, 이를 통한 선진국 도약'으로 요약된다. 국정농단 의혹에 따른 문체부와 콘텐츠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중국의 한한령(한류 콘텐츠 수입 규제) 등 콘텐츠 산업을 압박하는 외부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있던 문화콘텐츠 사업은 '최순실 게이트' 영향에 따른 예산 삭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동훈 문체부 제2차관은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였던 '문화융성' 아닌 다른 단어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번 업무보고에 이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내년 4대 전략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평창올림픽·패럴림픽 △문화를 통한 미래성장 견인 △모두가 누리는 문화 △신뢰받는 문화행정시스템 구축을 선정했다.

실천 과제로 내세운 13개 과제 중 3개가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을 위한 것(평창올림픽·패럴림픽의 단계별 점검 및 범정부 지원 강화, 올림픽을 통한 문화국가 위상 제고, 올림픽에 대한 전 세계적 붐업 및 참여 분위기 조성 등)이다.

나머지는 콘텐츠 산업(과제명: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 산업 재도약), 관광 산업(국가전략산업으로 관광산업 집중 육성), 스포츠 산업(스포츠 산업의 신성장동력화) 지원 과제 각각 1건과, 공연 산업 관련 과제 2건(창작과 향유의 선순환 체계구축, 안전한 문화항유 환경 조성) 등이다. 국민 문화생활 관련(생활 속 문화·체육·관광 참여 기회 확대, 지역·계층 간 문화격차 해소), 해외 비즈니스센터·문화원 설립 관련(글로벌 문화강국 위상 제고), 문화생태계 신뢰성 제고 관련(공정한 문화생태계 구축, 문화행정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과제 등이다.

이는 '문화융성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을 핵심 주제로 내세워 업무보고를 했던 2016년과 180도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문체부는 콘텐츠·관광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 성과 창출로 성장동력 확충 △융·복합 콘텐츠 개발을 통한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 견인 △산업에 문화를 더해 부가가치 창출 △문화를 통한 기업문화 혁신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문체부는 콘텐츠 산업 지원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국회의 '최순실 예산' 불허 방침에 따라 올해 정부 예산 4000억원이 삭감·폐지된 가운데 이 중 1900억원이 문체부 예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체부 삭감·페지 예산 중 1400여억원이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 예산이다.

먼저 문체부는 올해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총괄해 온 문화창조융합본부를 단계적 축소 후 폐지하고,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 거점인 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를 기존 지원 사업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사업을 대폭 축소한다. 작년 2월 출범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콘텐츠 기획에서 제작·사업화, 유통·재투자에 이르는 전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빠듯한 예산' 안에서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기술 기반 콘텐츠 육성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VR, AR 기반 '뉴 콘텐츠' 발굴·육성을 위해 올해 126억원 규모의 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30여 개 문화·체육·광광 VR 콘텐츠 제작 지원과 국내 주요 거점 체험 존 조성을 추진하고 200억원 규모 '뉴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투자 화성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 게임산업 관련해 전년 대비 55% 증액한 642억원을 편성해 VR 등 차세대 게임 개발, 온라인·모바일 게임 해외시장 진출 등을 지원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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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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