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화 아주대 명예교수
유승화 아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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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업을 혁신해 나가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시작됐다. 인공지능의 승패를 결정짓는 3대 핵심기술 요소인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파워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중 클라우드 기반으로 한 컴퓨팅 파워 경쟁에서는 주요 기업들은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고 무어의 법칙에 의해서 매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경우 다양한 문제 해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범용 도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기술의 주류는 딥러닝과 강화학습 등의 머신러닝기술로,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통계적인 최적화 연산을 수행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인공지능기술의 적용 분야가 다양하지만 적용되는 최적화 알고리즘들은 공통성이 있으므로 이를 모듈화해 다양한 경우에 적용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라이브러리와 그러한 라이브러리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인터페이스 등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이용하면 응용개발자들은 복잡한 내부 알고리즘을 알 필요 없이 해당 모듈들을 도구로 사용해 구현이 가능하다.

주요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플랫폼화해 생태계로 만들어 가려는 추세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같은 기업들은 확보하고 있는 엄청난 데이터와 사용자 정보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IBM, GE와 같은 기업들은 특정 사업 영역에 집중한 전문 인공지능 플랫폼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기존 사업 영역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역량과 인수합병과 제휴를 통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제공하는 알고리즘은 음성인식, 이미지인식, 자율주행차, 자동번역, 금융 및 의료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 응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용되는 해당 영역에 대한 지식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제로 인공지능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인공지능의 주류를 이루는 딥러닝 등의 머신러닝 기술은 데이터 및 컨텍스트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도메인 지식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현재의 머신러닝은 특정한 상황에 국한해 비슷한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반복 학습 시키는 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다른 영역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학습이 별도로 필요하다. 특히 머신러닝은 단순히 해당 영역의 데이터를 수집해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학습 등 인간에 의한 해석과 판단이 추가돼야만 학습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구글은 인공지능 플랫폼 텐서플로우 공개에 이어 최근 인공지능 테스트 플랫폼인 딥마인드랩을 외부에 무료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FAIR는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토치(Torch) 기반으로 제작된 인공지능 모듈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MS는 프로젝트 옥스퍼드의 API 개발키트를 공개했다. 비영리 인공지능연구기관인 오픈AI는 인공지능 플랫폼인 오픈 AI 짐(Gym)을 공개했고, IBM은 머신러닝 플랫폼 시스템ML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와 같이 다수 기업들은 인공지능기술 관련 소스코드, API, 트레이닝 및 테스트베드 환경 등을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많은 투자를 통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자사 주도의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인공지능 플랫폼을 제공하면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개발 작업들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플랫폼의 공개에도 불구하고 기업 보유 데이터의 공개는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인공지능기술은 알고리즘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며, 대량의 훈련용 데이터를 사용해 학습을 시켜야만 작동한다. 학습 과정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테스트를 위해서도 역시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주요 기업이 차별적으로 확보한 알고리즘 역량과 데이터가 인공지능 플랫폼의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글은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의 정보가 공공 데이터다. 반면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수년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집한 정보들은 개별 사용자의 성향을 나타내는 개인 데이터가 중심이 된다. 이들 기업은 개인별 SNS 정보, 선호도, 소비 패턴, 온라인 쇼핑 이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세분화된 개별 사용자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개인별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는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구글 대비 우세에 있을 수 있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알고리즘보다는 보유 데이터에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러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율하고 공공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 NSTC(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는 훈련용 데이터의 공개, 공공기관의 데이터 공개 및 오픈소스 도구키트 개발 등에서 정부의 역할을 명시했다.

스마트폰 시대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인공지능 플랫폼 전쟁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국가적인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표준화 및 오픈소스 라이브러리화 작업이 필요하며, 인공지능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테스트 및 트레이닝용 데이터의 확보가 시급하다. 그러나 데이터의 확보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돼,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이러한 데이터 확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 및 공공부문의 역할은 이러한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필요한 훈련용 데이터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기술평가기준 정립과 같은 공공재의 공급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축적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민간 스타트업 생태계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빅데이터의 상업적 응용 과정에서의 보안 문제나 데이터 완결성 문제, 사생활 침해 문제 등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공지능 플랫폼의 초기 수요를 견인하여 시장을 창출해내기 위해 정부의 공공 전산시스템에 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의 능동적인 정책들이 추진돼야 한다. 국내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기술을 응용하는 주체들이 모두 협력해야 인공지능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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