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해 3월 이세돌이 알파고(AlphaGo)와의 바둑대결에서 4:1로 완패했다. 설마 했던 의혹이 현실이 된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한동안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충격에 빠진 듯했다.

사실 대한민국 산업은 현재 소프트웨어인 인공지능 (AI) 기계라는 무기로 장착한 세계 4대 플랫폼 사업자와 4차산업 대전 중이다. 우리의 먹거리 산업이었던 조선·석유·철강·화학·해운 등 전통산업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무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알파고는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기계다. 구글만이 인공지능을 통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역시 우리 산업을 그들의 울타리 안에 가두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4대 플랫폼 거대 사업자들로부터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향후 전 세계 산업을 4개 독과점 사업자 시장으로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아무리 돈과 인력, 천연자원이 많은 국가의 산업도 이들 4개 사업자의 울타리 속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글의 압력 때문에 삼성전자가 타이젠이라는 OS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즉, 삼성전자의 향후 먹거리 사업인 IoT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한 더 이상 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그 어느 기업도 미국의 4대 플랫폼 사업자의 어항 밖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점에서 2017년은 대한민국 전체가 4차 산업혁명 기치 아래 산업제도 전반에 걸친 대대적 개혁이 논의되는 원년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각자의 역할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존 1, 2, 3차 산업과 IT를 융합한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핀테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을 두고 기존의 법제도가 신사업 창출에 얼마나 큰 장벽이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K뱅크와 카카오 뱅크가 탄생하기는 했으나 그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금산분리 법원칙이 수정되지 않는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는 매우 암울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2017년 새해는 이러한 4차산업혁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법이념과 법원칙을 수정해나가는 원년이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주체 간 조화', '경제민주화' 등과 같은 추상적인 법이념을 이용해 반기업정서를 확대하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정당화시키는 입법적 노력들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은 1981년부터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를 통해 '작은 정부, 큰 시장'을 경제정책의 기조로 삼은 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물론이고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탄생한 바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도 올 해부터 미국 내 스타트업 기업들에 5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하니 앞으로 미국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불길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됐다.

이쯤에서 왜 손사장이 일본이나 한국이 아닌 미국에 58조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려고 하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적극적인 규제완화 공약에 미국에서 사업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바 있다.

작금의 최순실 사태는 규제를 중시하는 '큰 정부'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2017년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대한민국에서도 타오르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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