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재계의 올해 화두는 쇄신을 통한 위기극복과 사업 고도화로 집약된다.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세계적 불황 속 저성장 기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악재를 경영환경의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보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업무 첫날인 2일 시무식을 열어 어느 해보다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올해 그룹 차원의 신년사 대신 계열사별 시무식을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삼성전자 임직원 500여명은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올해 새롭게 시작하고 완벽하게 쇄신할 것을 다짐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와 단종 파문을 곱씹은 것이다. 권 부회장은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또 그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자고 주문했다. 이어 "뛰어난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도록 창의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문제점은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우자"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올해 내실 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 확대해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통합 신사옥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고 위기를 넘어 영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 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사업구조 고도화의 속도를 높이고 환경 변화에 앞서 갈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을 혁신해야한다고 구 회장은 말했다. 또 국민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과 패기로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이뤄내자"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 구성원 모두 패기로 무장하고 경영시스템을 업그레이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오늘의 안정과 동시에 내일의 성장을 위한 혁신의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각사에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선점할 사업구조 고도화에 전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썩은 살은 도려내야 건강한 새살이 돋듯 지속가능한 기업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는 반성과 자정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진화의 DNA'가 조직문화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기반 다변화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함께 '실행력이 곧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허 회장은 중용에 나오는 고어를 인용하며 "'남이 한 번에 성공할 때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을 하면 나는 천 번을 하겠다'는 열정과 각오로 실행해야 한다"며 "나아가 최선을 다한 실패를 격려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간다면 실행력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