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톱뉴스에 오르기도…곳곳에 승마장 있어 은신 적합
"올보르 한인은 30명도 안 돼"…대부분 정유라 은신 몰라
은신처 찾은 한국취재진이 신고…경찰 출동 4시간만에 체포

덴마크 북부도시 올보르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1) 씨 체포로 술렁였다.

연합뉴스 기자가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10시께 도착해 한인사회에 정 씨의 소재를 묻고 다니자, 대부분 그의 체류를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이 때문에 기자에게 정씨가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것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올보르 경찰 당국에 구금된 정 씨는 이날 오후 2시 법원에서 구금 연장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체포한 지 24시간이 넘으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 구금을 연장할 수 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앞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한국 경찰청에 정유라의 체포 소식을 통보하고 정 씨는 구금한 바 있다.

정씨가 그동안 은신해온 덴마크 올보르는 한때 최순실 씨와 정 씨 자신을 포함한 일행이 거점으로 삼으려던 독일 중부 도시 슈미텐에서 약 935㎞ 거리에 있다. 덴마크에서 네 번째 큰 도시인 올보르는 바이킹 문화와 1천 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올보르는 무엇보다 승마 선수인 정 씨가 타던 말(馬)이 있던 승마장뿐 아니라 곳곳에 승마장이 자리하고 있어 정씨가 숨어 지내기에 적합해 보인다.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가 정 씨가 은신했을 가능성이 있는 곳 가운데 하나로 한때 지목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지의 한 교민은 전화통화에서 정 씨가 올보르 외곽의 한 주택에서 지낸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덴마크 교민 숫자는, 적당한 기간 머물다 떠나는 유학생 등 유동 인구까지 모두 합쳐봐야 약 500명이고 대다수 코펜하겐에 산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교민은 "올보르에 거주하는 한인은 많이 잡아봐야 30명이 채 안 될 것"이라고 말해 지켜보는 눈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짚었다.

교민 이 모 씨도 "올보르에 사는 교민은 25∼30명 수준이고, 한국음식점도 하나 없다"라면서 "숨어 지내기에 좋은 곳일 수 있다"고 했다.

이 교민은 "최순실 씨가 귀국하기 전 그 일행이 올보르에 있는 베트남식당을 찾은 것이 목격됐다는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지만, 정 씨가 이곳에 은신하고 있었는지는 몰랐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 씨의 은신처는 결국 한국 JTBC 방송 취재진에 노출됐고, 해당 취재진이 현지 경찰에 정 씨를 신고하면서 체포로 이어졌다.

당시 정 씨의 은신처는 창문이 모두 가려져 있었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전날 오후 덴마크 경찰이 출동해 은신처 내부 수색과 신원 조회에 나섰고, 한국 특검팀이 인터폴에 정 씨에 대한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한 사실과 독일 내 돈세탁 혐의 관련 수사 등 정 씨를 둘러싼 수사 상황을 파악하면서 4시간 만에 잡아들였다.

회색 패딩과 하얀색 운동화 차림의 정 씨는 패딩에 딸린 털모자를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푹 뒤집어쓴 채 집 밖으로 나왔고, '한국에 들어가 수사를 받을 생각이었느냐'라는 현장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경찰차에 올랐다.

최재철 덴마크주재 한국대사는 덴마크 당국에 체포된 정 씨 처리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저 역시 궁금한 사항"이라고 답했다. 자신 역시 구체적인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최 대사는 "덴마크 당국과 내내 소통하고 있지만, 당직자들이 (밤새) 관련 사항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일과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금 이 시각 이후부터 상황을 더 파악해 보려고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대사는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고 거듭 밝히고,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정 씨가 자진귀국 의사를 밝혔는지 파악된 것이 있느냐' 같은 질문은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현재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절차를 밟아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수 있으나, 정씨가 법적 불복 절차를 밟게 되면 늦춰질 수 있다. 덴마크 현지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면 72시간까지 구금이 가능하다.

덴마크 경찰은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이 있을 때까지 정 씨에 대한 구금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를 위해 올보르 법원이 구금 연장 여부를 위한 심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한국 특검이 인터폴을 통해 정 씨에 대해 적색수배를 요청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최소 며칠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 씨가 자진 귀국하지 않는다면 정 씨 귀국을 두고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정 씨의 체포 소식은 덴마크 한인사회뿐 아니라 현지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덴마크 언론 매체인 폴리티켄은 이날 오전 한때 정 씨의 체포 소식을 인터넷판 헤드라인으로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티켄은 구속된 최 씨가 법정에 출두하는 전신사진을 게재하고 정 씨를 붙잡은 현지 경찰 책임자 브루노 브릭스가 "이번 건은 국제적인 관심이 무척 높은 사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다른 일간지 엑스트라블라뎃은 브릭스의 설명을 빌려 정 씨를 체포한 경찰 당국이 정 씨를 어떻게 추적했는지, 체포 경위는 어떻게 되는지 그 디테일을 공개하길 원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브릭스는 그러나 "수많은 국제미디어의 접촉을 받았다"고 전하고 (그럼에도) 2일 오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체포 이후 상황에 대해 추후 설명이 뒤따를 수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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