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줄면서 손해율 개선
자동차보험료 잇단 인상 한몫
비급여 의료비 코드 표준화
개선논의 없어 실효성 의문
■ 2016 되돌아 본 금융산업
(5) 손해보험
생명보험사들이 각종 악재로 힘겨운 한해를 보낸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은 비교적 따뜻하게 2016년을 보냈다.
금융당국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높이고 가격과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풀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으나, 규제 완화를 기회로 보험료 인상에만 매진했다는 지적도 팽배했다.
또 올해는 그간 과도한 의료쇼핑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대수술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병원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는 구조로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개편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해율 상승의 근원적인 문제인 비급여 코드 표준화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찾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료 잇단 인상에 순이익 급증=손보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3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7336억원이 급증했다. 부동산처분이익 증가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늘었고,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손해율 개선 이면에는 보험료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이 먼저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대형사들도 일제히 보험료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또 3500만명 이상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에서도 보험료 인상 바람이 불었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올려 실손보험료가 지난해보다 평균 18% 올랐다.
◇보험다모아, 온라인 채널 확대 기여=보험 자율화는 다양한 신상품 개발과 함께 온라인 채널 시장 확대에도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말 출범한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의 경우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8월까지 손보사의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통한 원수보험료는 1조39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현재 대다수 손보사들이 보험다모아를 통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도 연계될 예정이어서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손보험 대수술…비급여 코드 표준화 문제로 실효성 의문=실손보험 대수술도 올해 주요 이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의료쇼핑과 의료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자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을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구분했다.
기본형은 대다수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진료행위를 보장하지만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치료, MRI 진단 등은 제외했다. 이들 비급여 의료비까지 보장받기 위해서는 별도 특약에 가입하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비급여 의료비 코드 표준화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인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단계적으로 표준화 작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은 세워놓고 있지만 이번 실손의료보험 개선안을 마련할 때도 비급여 진료비 코드 표존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보다 시급한 사항이 비급여 진료비 코드 표준화"라며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 가입하도록 한다고 해도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자동차보험료 잇단 인상 한몫
비급여 의료비 코드 표준화
개선논의 없어 실효성 의문
■ 2016 되돌아 본 금융산업
(5) 손해보험
생명보험사들이 각종 악재로 힘겨운 한해를 보낸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은 비교적 따뜻하게 2016년을 보냈다.
금융당국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높이고 가격과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풀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으나, 규제 완화를 기회로 보험료 인상에만 매진했다는 지적도 팽배했다.
또 올해는 그간 과도한 의료쇼핑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대수술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병원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는 구조로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개편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해율 상승의 근원적인 문제인 비급여 코드 표준화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찾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료 잇단 인상에 순이익 급증=손보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3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7336억원이 급증했다. 부동산처분이익 증가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늘었고,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영업손실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손해율 개선 이면에는 보험료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이 먼저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대형사들도 일제히 보험료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또 3500만명 이상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에서도 보험료 인상 바람이 불었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올려 실손보험료가 지난해보다 평균 18% 올랐다.
◇보험다모아, 온라인 채널 확대 기여=보험 자율화는 다양한 신상품 개발과 함께 온라인 채널 시장 확대에도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말 출범한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의 경우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8월까지 손보사의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통한 원수보험료는 1조39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현재 대다수 손보사들이 보험다모아를 통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도 연계될 예정이어서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손보험 대수술…비급여 코드 표준화 문제로 실효성 의문=실손보험 대수술도 올해 주요 이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의료쇼핑과 의료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자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을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구분했다.
기본형은 대다수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진료행위를 보장하지만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치료, MRI 진단 등은 제외했다. 이들 비급여 의료비까지 보장받기 위해서는 별도 특약에 가입하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비급여 의료비 코드 표준화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인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단계적으로 표준화 작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은 세워놓고 있지만 이번 실손의료보험 개선안을 마련할 때도 비급여 진료비 코드 표존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보다 시급한 사항이 비급여 진료비 코드 표준화"라며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 가입하도록 한다고 해도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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