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건전성 대폭 높이고 외환·IB·신탁 수익 늘려 편중된 수익구조 바꿔야" 성과연봉제 도입 갈등 과제
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네 번째 내부 승진을 통해 '김도진 호'를 출항했다.
김 신임 행장은 전략기획부장을 비롯해 기업은행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누구보다 조직의 장단점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에서 어떤 금융회사보다 극렬한 반대를 보인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으며 행장 임명과정에서 불거진 일부 잡음도 마무리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5대 김도진 은행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근간이자 IBK의 설립 목적"이라며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창업기업은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다리를 IBK가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임무를 다하기 위해 기업은행이 스스로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현 기업은행의 칸막이식 사업 방향, 비효율적인 자산구조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그는 현 기업은행의 자산구조가 많이 대출하고 많이 떼이는 '낭비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자산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외환과 IB, 신탁 등의 부문에서 수익을 대폭 늘려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업채널 조정계획도 밝혔다. 적자점포는 과감하게 폐쇄하고 거점 전략 점포 중심으로 지점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핀테크 기술을 확용한 비대면 채널 확대를 통해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 김 행장의 의지다.
그는 "핀테크와 인터넷뱅크, P2P 등 새로운 금융플랫폼의 등장은 우리의 경쟁상대를 ICT기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면서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은행의 핀테크 역량을 확대하고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스스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기업은행이 현재까지 추진했던 해외진출 전략인 '동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에 어느때보다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해외이익 비중을 20%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김 행장의 구상이다.
은행에 편중된 경영 구조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비은행 자회사를 강화해 이 비중 역시 현 10% 수준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김 행장은 강조했다.
그는 "과거처럼 산업간, 업종간 칸막이로 구분되던 시대는 끝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합쳐지고 서비스업과 ICT가 융합하고 있다"면서 "은행업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더 이상 은행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있으며 증권, 보험 등과 합쳐서 세심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행장은 업무 우선순위를 내부 결속력 응집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사 투명성을 거듭강조했다. 그는 "학연, 지연 등의 관행을 모두 철폐하고 능력과 열정만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며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지주사 전환도 장기적으로 검토하되 당장은 내부적으로 결속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키우겠다"고 답했다.